얼마전 화성 탐사 로버 퍼시비어런스가 화성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퍼시비어런스의 목적은 화성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 또는 생명의 흔적을 찾는 일이죠.
그런데 우리 지구에도 아주 극단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땅속 매우 깊은 곳에서 살거나 강한 자외선과 방사선을 견뎌내거나, 심지어 산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생명체도 있죠.
이러한 생명들을 보고 있으면 어쩌면 화성에서도 생명의 흔적이 발견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게 됩니다.
5. 아퀴펙스 에오리쿠스(Aquifex aeolicus)
아퀴펙스 에오리쿠스는 옐로스톤 국립 공원에 있는 한 온천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이 박테리아는 막대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길이는 대략 2 ~ 6μm에 달했죠.
문제는 이들이 살고 있던 온천의 온도가 무려 96도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또한 산소의 양도 7.5ppm 수준으로 아주 희박한 수준이었습니다.
(산소 1% 농도는 약 10,000ppm)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박테리아는 이곳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고 있었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박테리아가 가지고 있는 고온에 대한 저항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4. 할로박테리움 살리나룸(Halobacterium salinarum)
이 박테리아는 대부분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을 정도의 높은 염분 농도에서 살 수 있습니다.
할로박테리움 살리나룸은 그 이름과 다르게 박테리아가 아니가 고세균에 속하는 생물인데요.
이들은 염분 농도가 바다보다 3배 정도 높은 물에서 잘 성장하지만, 최대 10배의 농도에서도 살 수 있습니다.
심지어 소금의 결정 안에서 이 생명체가 발견된 적도 있었죠.
이러한 특징은 어쩌면 이 박테리아가 결정 안에서 수백만년 이상이나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방사선이나 자외선으로 인해 손상된 세포를 복구할 수 있는 메커니즘까지 갖추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이들의 세포막에는 카로티노이드라는 색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많은 모여 있는 곳은 붉은색을 띠게 됩니다.
3.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Deinococcus radiodurans)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는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 중에서 방사선에 가장 강한 생명체입니다.
이들은 15,000 Gy(Gray 방사선 단위)의 방사선까지 버텨내는데 성공했죠.
참고로 10Gy의 방사선 정도면 사람을 죽일 수 있고, 1000Gy의 방사선은 바퀴벌레까지 죽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추위와 탈수, 진공, 높은 산성의 환경에서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들은 손상된 DNA를 복구할 수 있는 강력한 DNA 손상 복구 시스템과, 단백질의 산화를 방어하는 다양한 항산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를 우주 공간에 배치하여 상태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진행했었는데요.
관찰 결과 이들은 우주 공간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몸을 직접 변화시키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데이노콕쿠스 라디오두란스는 기네북에 의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미생물로 선정되기도 했었습니다.
만약 이 미생물을 화성에 뿌리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요? 문뜩 궁금해지네요.
2. 엔돌리스(Endolith)
엔돌리스는 암석의 내부 또는 광물의 입자 사이에서 살고 있는 유기체입니다.
이 유기체가 발견되기 전까지 과학자들은 이러한 곳에 생명이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전혀 생각치 못했죠.
이들은 지구 표면 아래 약 3km라는 아주 깊은 곳에서 발견되었는데요.
비용 문제때문에 더 깊은 곳까지 내려가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과학자들은 이들이 이보다 더 깊은 곳에서도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통 이렇게 깊은 곳은 물이 부족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명체는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겐 물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엔돌리스는 철, 칼륨, 유황만 있으면 얼마든지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들은 지표면 아래 아주 깊은 곳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가혹한 바람과 태양 복사 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엔돌리스는 우주의 생물을 연구하는 우주 생물학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생명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1. 스피노로리쿠스 신지에(Spinoloricus cinziae) - 정확한 한글명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이 무척추 동물(동갑동물)은 산소를 필요로하지 않는 최초의 동물입니다.
이 동물은 지중해에 있는 아탈란테 해저 분지(L'Atalante basin)에서 3000미터 아래에 있는 무산소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이 퇴적층은 상당히 높은 염분을 가지고 있어서 바다와 층을 이루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발견 당시 이 동물의 크기는 약 1mm가 조금 안되었으며, 일부는 알까지 배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산소가 없어도 생존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몸속에 아주 특수한 세포 기관 때문입니다.
이들은 산소를 영양소로 변화시켜주는 미토콘드리아 대신 산소없이도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하이드로게노좀(hydrogenosomes)이라는 세포 소기관을 가지고 있었죠.
산소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다세포 동물의 발견은, 우주 어딘가에도 생명이 살아갈 수 있을 가능성을 더 높여주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지구의 극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5종류의 생물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만약 오늘 소개해 드린 생명체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어떨까요?
물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매우 높은 방사선을 견디며 매우 깊은 곳에서 광물을 먹고 사는 생명체..
화성에서도 이렇게 극적인 생명체 혹은 그 흔적이 발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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