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ETC

입자가속기 안에 머리를 집어 넣으면 어떻게 될까?

신비과학 2020. 5. 11. 22:00

 

 

 

입자 가속기는 강력한 자기장 안에서 아원자 입자들을 가속, 충돌시키는 장치입니다.

과학자들은 입자들의 충돌 흔적을 추적하여 입자의 특성을 연구하거나 새로운 입자를 발견하기도 하죠.

 

대표적인 입자 가속기로는 CERN에서 운영하는 LHC(Large Hadron Collider)를 예로 들수 있습니다.

입자 가속기 안에서 이동하는 아원자 입자들은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되는데요.

 

만약 사람이 입자 가속이 안으로 들어가 이 입자를 맞게 되면 어떠한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1978년 7월 13일 당시 36세의 러시아 과학자 아나톨리 부고스키(Anatoli Bugorski)는 입자 가속기에 머리를 집어넣고 말았습니다.

 

 

 

 

당시 부고스키는 러시아에 있는 고에너지 물리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그는 입자 가속기의 양성자 가속 장치(U-70 synchrotron)에 문제가 생겨 점검을 하고 있었는데요.

 

 

 

 

 

 

점검이 진행되는 동안 이 장치는 작동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어째서인지 여전히 작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위험을 알리는 경보 장치는 이전의 실험에서 해제된 뒤 원상 복구되지 않은 상태였죠.

 

부고스키는 이를 모른채 점검을 진행하고 있었고, 순간 눈에 보이지 않는 양성자가 그의 머리를 관통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되었는데요.

 

양성자가 그의 머리를 통과하는 순간 천개의 태양보다 밝은 빛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는 이 사고에 대해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조용히 자신의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서 일기를 쓰며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죠.

 

 

 

 

 

 

증상은 바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날 밤 그의 얼굴 왼쪽이 서서히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그는 서둘러 모스크바에 있는 방사능 오염 전문 클리닉을 방문했습니다.

 

검사 결과 부고스키가 받았던 방사능의 양은 20 ~ 30만 라드로 확인되었는데요.

 

역사상 이렇게 높은 에너지로 집중된 방사선 빔을 받았던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의사들은 그가 곧 죽게될 것이라 예상했었죠.

 

 

 

 

 

하지만 의사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부고스키는 죽지 않았습니다.

 

양성자 빔이 극히 좁은 영역을 순간적으로 통과했기 때문에 가까스로 죽음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아주 심각한 후유증을 얻게 되었습니다.

 

양성자는 그의 머리 뒤쪽에서 들어와 코로 빠져나가며 뇌 조직과 신경을 파괴했습니다.

 

머리 뒤쪽과 얼굴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회복되었지만, 얼굴 왼쪽의 마비와 왼쪽 귀의 청력을 잃게 되었고 가끔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간질)까지 얻게 되었죠.

 

하지만 다행히 그의 지능 수준은 사고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18개월 후 부고스키는 다시 직장으로 돌아왔지만, 1년에 2번 이상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당시 소련 정부의 방침에 따라 부고스키는 10년 이상 이 사고에 대해서 일절 발설하지 못했었는데요.

 

나중에 체르노빌 사고가 발생된 이후 처음으로 그의 사고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부고스키는 현재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장애인 신청도 기각되었고 연구소 예산도 삭감되서 약값을 마련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하네요.

 

어쨋든, 여러가지 후유증이 남긴 했지만 부고스키는 올해 78세가 되었으며, 생명에 큰 지장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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