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지구 외의 장소에서 생명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물의 존재를 확인합니다.
그 이유는 지구에 있는 많은 생명체들이 물을 기반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생명체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증명된 환경에서 생명을 찾는 것이 확률적으로나 비용적으로나 더 효율적이죠.
얼마전에 이러한 기준으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태양계의 가장 유력한 행성 4개를 소개해 드렸던 적이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화성에서 대량의 소금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2018년에 과학자들은 화성의 남극 아래에 물이 존재할 수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약 20km 크기의 거대한 호수가 이곳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죠.
당시에 꽤 놀라운 소식이었지만, 아쉽게도 100% 신뢰하기엔 증거가 조금 부족했습니다.
그 이후로도 과학자들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 지역을 계속 분석해 왔는데요.
얼마전에 완료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거의 발표했던 호수의 증거를 확보했을 뿐만 아니라 3개의 호수를 추가로 더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지역에는 총 4개의 지하 호수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참고로 과학자들은 MARSIS(Mars Advanced Radar for Subsurface and Ionosphere Sounding)라고 하는 레이더 장비를 사용해 지하 호수를 발견했는데요.
이 장비는 화성의 궤도 탐사선 Mars Express에 탑재되어 있으며, 지하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땅속 탐사 레이더(Ground-penetrating radar, GPR)를 발사할 수 있습니다.
지하에서 이 레이더가 반사되는 방식과 패턴을 통해 이것이 바위인지 얼음인지 아니면 액체인지를 구별할 수 있죠.
이 방법은 신뢰도가 아주 높아서 지구에 있는 빙하 호수를 찾는데도 종종 이용되기도 합니다.
암튼, 과학자들은 이 장비를 통해 화성의 남극 1km 아래에서 액체 형태의 물을 의미하는 반사 신호를 식별했습니다.
발견된 4개의 호수들은 약 75,000제곱킬로미터에 걸쳐 위치하고 있었는데요.
이 중 가장 큰 중앙 호수는 30km에 달했으며, 수 km에 이르는 세 개의 작은 호수로 둘러싸여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뭔가 좀 이상합니다.
이 지역의 온도는 영하 113도로 엄청나게 낮기 때문에, 지하에 있는 물도 당연히 얼어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의 호수는 분명히 액체의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화성의 지하 호수는 얼어 붙지 않고 액체의 형태로 존재할 수 있었던 걸까요?
이에 대해서 과학자들은 호수가 소금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라고 답했습니다.
사실 화성의 지표면에는 과염소산염(Perchlorate)이라는 화학 물질이 흔하게 존재하고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이 물질은 소금과 비슷한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만약 충분한 양의 과염소산염이 지하 호수에 녹아 있다면, 화성이 아무리 추워도 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표면에 있는 과염소산염이 어떻게 해서 지하 호수에 녹아있는 상태로 존재하는 걸까요?
사실 먼 과거의 화성은 지금과 다르게 지표면에도 많은 물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화성에서 발견된 협곡이나 말라버린 웅덩이 그리고 해안선 등의 흔적이 당시의 환경을 잘 말해주고 있죠.
이 당시 상당량의 과염소산염이 화성의 지열에 의해 물에 녹아들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화성의 대기는 점점 사라져 갔고, 물은 서서히 말라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물의 일부는 지하로 스며들어가 지금까지 남아있게 되었을 겁니다.
만약 과거의 화성에 생명이 존재했다면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라 지하로 들어가 살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확실히 말라있는 지표면 보다는 물이 있는 지하의 환경이 생명체의 입장에서 훨씬 더 좋은 환경일테니까 말이죠.
즉, 화성은 지표면보다 지하에 과학적으로 중요한 것들이 더 많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겁니다.
화성의 표면을 조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제 화성의 지하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입니다.
물론 화성의 지하 탐사는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젠가 화성의 지하 호수에서 중요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2020/09/26 - [자연・우주] - 태양계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유력한 행성
2020/09/16 - [자연・우주] - 과학자들은 금성에서 생명의 징후를 발견했습니다.
2020/08/02 - [지구・ 생명] -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발견된 방사선을 먹고 사는 생명체
'자연・우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자를 당황스럽게 만든 우주의 이상한 물체 5 (0) | 2020.10.08 |
---|---|
과학자들은 은하들에 의해 거미줄처럼 둘러싸여진 블랙홀을 발견했습니다. (0) | 2020.10.04 |
우주가 진공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0) | 2020.09.29 |
태양계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유력한 행성 (0) | 2020.09.26 |
과학자들은 지구 크기의 죽은 별을 돌고 있는 거대한 외계 행성을 발견했습니다. (0) | 2020.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