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

죽을 때 비명을 질러 동료에게 위험을 알리는 세균 발견

신비과학 2020. 9. 4. 23:00

사람들은 위험을 감지했을 때 다양한 방법으로 주변 사람들에 알립니다.

사실 사람뿐만 많은 동물들 심지어 식물까지도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세균도 이러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세균 중에는 죽을 때 짧은 비명을 질러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리는 종이 있는데요.

이러한 행동은 이들의 진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약제 내성까지 획득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사실 세균의 비명은 우리의 귀에 들리는 소리의 형태가 아닙니다.

네크로시그널(Necrosignal)이라고 하는, 화학 물질을 이용한 비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균 중에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로 활동하는 세균들이 있는데요.

이렇게 무리를 이루어 활동하는 대표적인 세균에는 대장균이 있습니다.

대장균은 수십 억개의 무리를 만들 수 있고 또 편모를 이용해 단체로 이동도 할 수 있죠.

무리를 이루고 있는 대장균의 모습을 보게된다면 그냥 하나의 세균이라고 생각될 겁니다.

이렇게 무리를 이루고 있는 세균들은 독립적으로 살아가는 세균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을지도 모릅니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대장균 무리(대장균군, Coliform group)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서 확인해 본 결과 무리의 25%만이 죽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왜 전부 혹은 대다수가 죽지 않고 전체의 4분의 1인 일부만 죽게 된걸까요?

과학자들은 죽은 대장균들이 어떠한 방법을 이용해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렸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이유는 항생제에 의해 무리의 일부가 죽기 시작함과 동시에, 그 자리에서 탈출하는 동료들이 관찰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죽은 대장균들은 어떠한 방법으로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렸던 걸까요?

지금까지 밝혀진 것은 대장균이 죽을 때 "ArcA"라는 단백질 성분을 일괄적으로 방출했다는 겁니다.

이 성분이 다른 대장균들의 바깥쪽 막에 붙게 되면서 대탈출이 시작된 거죠.

한마디로 이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위험에 대한 탈출 신호이자 경고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화학적 비명은 단순하게 위험을 알리는 용도에서 그치치 않았는데요.

ArcA는 대장균의 내부로 들어온 항생제를 배출시킬 수 있는 기능까지 활성화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네크로시그널은 미래를 위한 대장균의 훌륭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이 신호를 통해 균의 여러 유전자들이 해로운 물질에 대한 내성까지 획득할 수 있었죠.

그리고 또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대장균 무리를 더 작은 무리로 나누어 관찰을 해봤더니, 항생제에 특히 약한 집단이 존재했다는 점입니다.

이는 대장균 무리가 일부러 항생제에 약한 집단을 따로 만들어 생존 전략으로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약 항생제에 의해 약한 무리가 죽게 되더라도, 네크로시그널에 의해 대다수의 동료들은 살아남을 수 있는 거죠.

즉, 일부를 희생해서 전체가 생존할 수 있는 전략인 셈입니다.

참고로 네크로시그널은 대장균 이외에도 다양한 세균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이번의 연구 결과는 우리가 볼때 아주 흥미롭지만, 과학자들이 볼때는 많이 우려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세균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 어중간한 항생제를 투여하게 되면, 오히려 약제 내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 우려하고 있는 거죠.

그렇다고 강력한 항생제를 투여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에전부터 약제 내성을 가지고 있는 세균은 의료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는데요.

그 배경에는 이러한 세균들의 성공적인 전략이 뒷받침되고 있었습니다.

이번의 연구 결과는 세균의 감염 치료를 위한 아주 중요한 단서로 활용될 수 있을 겁니다.

 

※ 본 내용은 외국의 여러 자료를 참조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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