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생명

어마어마하게 긴 목을 가지고 있는 고대의 파충류

신비과학 2020. 8. 11. 23:00

뭐랄까..물렁물렁한 재료로 만든 목이 늘어난 피규어처럼 보입니다.

아마도 머리를 잡고 앞으로 쭈욱 댕기면 이러한 모습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자세히보면, 이 동물은 목이 늘어난 피규어가 아니라 타니스트로페우스(Tanystropheus)라는 실제로 존재했던 고대의 파충류입니다.

과학자들은 마침내 이 파충류의 목이 이렇게 길었던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긴 이 목뼈 화석은 무려 170년 동안 고생물학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 이 동물 화석이 가지고 있던 다양한 미스터리가 드디어 풀리게 되었습니다.

이 화석의 정체는 약 2억 4천 만년 전에 살았던 타니스트로페우스라는 파충류입니다.

당시 타니스트로페우스의 길이는 5미터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목의 길이가 몸 길이의 2배가 넘는 무려 3미터에 달했습니다.

얼핏보면 목이 엄청나게 긴 아주 괴상한 악어처럼 보이기도 하죠.

발견된지는 꽤 오래되었지만, 이 파충류의 목이 이렇게 길었던 이유는 완전한 미스터리로 남아있었습니다.

인간과의 크기 비교

일단 타니스트로페우스 화석에서 가장 특이했던 부분은 바로 목뼈의 모양입니다.

파충류였음에도 불구하고 뱀이나 도마뱀 등이 아닌 기린의 목뼈를 많이 닮아있었죠.

참고로 이 동물의 화석이 1852년에 처음 발견되었을 때, 생물학자들은 익룡의 날개 뼈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발견된 화석들의 크기도 두 가지의 종류로 나누어져 있었는데요.

한쪽은 5~6미터의 크기, 다른 한쪽은 1~1.5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크기가 더 작은 화석들이 단순히 타니스트로페우스의 새끼인건지 아니면 완전히 다른 종을 의미하는 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 작은 화석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다행스럽게도 단서는 화석의 깊숙한 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나무가 줄기 안에 나이테를 만드는 것 처럼 뼈도 이와 비슷한 일을 할 수 있죠.

이것을 찾기 위해 생물학자들은 X-ray와 CT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화석의 3D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작은 크기의 화석들을 분석해본 결과 새끼가 아닌 성체였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즉, 작은 크기의 화석과 커다란 크기의 화석은 사실 종 자체가 달랐던 겁니다.

결국 생물학자들은 큰 개체에게 타니스트로페우스 하이드로이데스(T.hydroides)라고 이름을 붙여줬고, 작은 개체에게는 타니스트로페우스 롱고바르디쿠스(T. longobardicus) 라는 이름을 붙였줬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 모두는 타니스트로페우스 속에 속해있지만, 종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개골의 3D 모델을 분석해서, 아주 중요한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들의 두개골에는 마치 악어처럼 주둥이 위 쪽에 콧구멍이 붙어 있었습니다.

당시에 타니스트로페우스는 윗쪽에 나있는 콧구멍으로 호흡하며 물속에 숨어 사냥감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을 겁니다.

다리와 꼬리를 비롯한 몸의 구조는 수영을 하는데 전혀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긴 목은 생존하는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휘어진 형태의 길다란 이빨은 두족류나 물고기를 사냥하는데에 아주 효율적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생물학자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타니스트로페우스 롱고바르디쿠스 새우와 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 먹었고, 타니스트로페우스 하이드로이데스와 같은 큰 종들은 물고기와 오징어를 잡아 먹었을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이렇게 이 두 종은 먹이가 겹치지 않았기 때문에, 비교적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었을 겁니다.

이제 우리는 약 2억 4천 2백만 년 전에 살았던 이 동물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려 발견된지 170년 만의 일입니다.

얕은 바다에 엎드려 머리를 물 위로 높이 올린 채 콧구멍으로 공기를 빨아들이고 있던 그 모습을 말이죠.

그리고 길을 잃은 오징어나 작은 새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었을 겁니다.

이러한 모습의 타니스트로페우스는 여전이 우리에겐 아주 특이한 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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