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아주 빠르게 휘청거리며 돌고 있는 하나의 별이 있죠.
이 별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 예측한 대로 끊임 없이 변화하는 장미꽃 모양의 궤도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옳았음이 입증된 순간이었습니다.
천문학자들은 27년 동안 우리 은하 중심에서 초대질량 블랙홀을 돌고 있는 S2라는 별을 관찰해 왔습니다.
S2는 16년을 주기로 이 블랙홀의 주변을 돌고 있는데요.
가장 가깝게 접근할 때는 17광시(light-hours) 이내, 즉 태양에서 해왕성까지 거리의 4배를 조금 넘는 거리까지 접근하게 됩니다.
뭐야 엄청 멀자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준이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면 이 거리는 놀라울 정도로 가까운 거리가 됩니다.
이렇게 너무 가까운 거리는 그 주위를 돌고 있는 S2의 속도를 빛의 속도의 약 3% 정도까지 가속시켰죠.
그리고 얼마전에는 이 별이 만들어 내고 있는 두 가지 패턴의 궤도가 확인되었습니다.
(하나의 궤도를 완성하는데 약 16년이 걸림)
이러한 궤도는 뉴턴의 중력 이론의 예측처럼 고정된 타원형의 궤도가 아니었는데요.
오히려 스피로그래프(Spirograph, 기하학적 무늬)를 연상시키는, 장미꽃 같은 모양으로 블랙홀을 휘청거리며 돌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이용한 궤도의 변화 예측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결과였습니다.
이와 같이, 별의 근접점이 매번 바뀌고 이전 궤도의 위치를 토대로 다음 궤도가 정해지는 형태를 슈바르츠실트 세차 운동(Schwarzschild precession)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독특한 세차 운동은 100년 전 아인슈타인에 의해 처음 예측되었는데요.
아인슈타인은 엄청나게 큰 물제를 돌고 있는 매우 작은 물체의 영향을 설명하기 위해 이러한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뉴턴의 중력 이론처럼 한 물체가 고정된 궤도를 갖는 것이 아닌 다양한 궤도를 갖게 된다는 거죠.
이러한 슈바르츠실트 세차는 과거 수성의 궤도에서 처음 확인되었는데요.
당시의 발견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지지하는 첫 번째 증거이기도 했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1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이제 블랙홀을 돌고 있는 별의 움직임에서도 같은 현상을 관측했습니다.
블랙홀을 돌고 있는 별을 통해 슈바르츠실트 세차 운동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또한 과학자들은 S2의 세차 운동을 계산하기 위해 블랙홀의 정확한 질량을 알아야만 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져 있는 궁수자리 A*의 질량은 태양 질량의 약 4백만 배에 달했는데요.
마침 관측된 궤도를 계산하기 위한 방정식도 태양 질량의 약 4백만 배의 질량을 요구했습니다.
즉, 다른 방법을 통해 궁수 자리 A*의 질량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또 과학자들은 궤도 주위의 공간도 연구할 수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중간 질량 블랙홀과 같은 다른 거대한 물체가 그 주변에 있었다면 S2의 궤도에 분명히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하지만 S2는 일반 상대성 이론을 아주 충실하게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은하 중심에 존재할 수 있는 물체에 대해서 제한할 수 있었죠.
즉,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이나 존재할 수도 있는 작은 블랙홀과 같은 물체들이 궁수자리 A* 주변에 얼마나 존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예측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겁니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은 단 하나의 별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번의 관측을 통해 초대질량 블랙홀의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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