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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키노사우루스' 프로젝트: 닭으로 공룡 만들기, 과연 성공했을까?

지구・ 생명

by 신비과학 2025. 10. 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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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앨런 그랜트 박사는 말합니다.

 

"공룡은 인간을 존중하지 않아요."

 

그런데, 바로 그 앨런 그랜트 박사의 실제 모델이자 영화의 자문을 맡았던 세계적인 고생물학자, 잭 호너(Jack Horner) 박사가 인류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기묘한 질문을 던집니다.


"만약, 우리가 닭의 알에서 공룡을 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떨까?"

이것은 영화에서 나왔던 대사가 아닙니다.

 

'치키노사우루스(Chickenosaurus)'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지난 10여 년간 실제로 진행되어 온, 현대 유전 공학의 가장 논쟁적인 도전 중 하나입니다.

 

 


1. 왜 '모기'가 아닌 '닭'인가?

 


<쥬라기 공원>에서는 호박 속 모기의 피에서 공룡 DNA를 추출했지만, 현실에서 DNA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보존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호너 박사는 역발상을 합니다.

 

'과거'에서 DNA를 찾는 대신, '현재'에 살아있는 공룡의 후손에게서 답을 찾기로 한 것이죠.


그 주인공이 바로 '닭'입니다.

 

과학적으로, 새는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수각류 공룡'의 직계 후손입니다.

 

즉, 닭은 사실상 '날아다니는 공룡'인 셈인 겁니다.

호너 박사의 아이디어는 아주 간단했는데요.

 

닭의 DNA에 속에는, 수천만 년의 진화 과정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어 '꺼진' 공룡의 유전 정보(긴 꼬리, 이빨 달린 주둥이, 세 개의 손가락)가 여전히 잠들어있을 것이라는 가설.

 

그렇다면, 이 '꺼진 유전자 스위치'를 다시 켤 수만 있다면, 우리는 닭의 알에서 공룡의 특징을 가진 생명체를 깨울 수 있습니다.



2. '공룡의 얼굴'을 만드는 데 성공하다

 


이 황당해 보이는 프로젝트는, 2015년 놀라운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하버드와 예일대의 공동 연구팀이, 닭의 배아 단계에서 특정 유전자를 조작하여 '부리'의 성장을 억제하고, 대신 벨로키랍토르와 유사한 '공룡의 주둥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겁니다.

인류가 처음으로, 진화의 시계를 수천만 년 거꾸로 돌리는 데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꼬리'와 '손'이었습니다.



3. '꼬리'와 '손'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하지만 프로젝트는 곧 거대한 벽에 부딪혔습니다.

 

'꼬리'와 '손'을 만드는 것은, '주둥이'를 만드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꼬리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꼬리 유전자' 하나를 켜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수십 개의 척추뼈와 근육, 신경을 순서에 맞게 자라나게 하는, 수백 개의 유전자가 협연하는 '오케스트라'를 지휘해야만 하는, 극도로 어려운 과제임이 밝혀졌죠.


또한 하나로 융합된 새의 날개뼈를, 다시 3개의 손가락을 가진 공룡의 '손'으로 되돌리는 것 역시, 상상 이상으로 복잡한 발생학적 난관이었습니다.

호너 박사가 예언했던 '2020년'은 그렇게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4. 그래서, 이 도전은 '시간 낭비'였을까?

 


프로젝트의 진행이 더뎌지자, 윤리적, 철학적 비판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호너 박사의 옛 제자이자 저명한 학자인 메리 슈바이처 박사마저 "끔찍하다. 그냥 시간 낭비일 뿐"이라며 비판했죠.


설령 성공한다 한들, 그것을 과연 '진짜 공룡'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저, 인간의 호기심이 만들어낸 '유전자 변형 생물'일 뿐일까요?

 

호너 박사 자신도 이 비판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진짜 가치는, '공룡 테마파크'를 만드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닭의 배아에서 공룡의 유전자를 깨우려는 이 모든 시도는, '진화'와 '발생'의 가장 근본적인 비밀을 푸는 열쇠가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를 통해, 생명체가 어떻게 특정 신체 부위를 만들거나 없애는지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얻게 되었고, 이 지식은 미래의 암이나 유전병 치료 연구에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치키노사우루스' 프로젝트는 아직 공룡을 부화시키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인류는 진화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법을 배우며, 생명의 가장 위대한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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