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ETC

과학자들은 빛으로 단기 기억을 지우는데 성공했습니다.

신비과학 2021. 11. 19. 23:00

 

※ 본 내용은 유튜브 채널 '책밖과학'에서 제공하며, 타 블로그 및 유튜브 채널에서의 사용을 절대 금지합니다.

 

영화 "맨 인 블랙"에는 아주 재미있는 아이템이 하나 등장합니다.

 

바로 빛을 이용해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는 "뉴럴라이저(Neuralyzer)"라는 도구인데요.

 

영화의 주인공들은 외계인을 목격한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이 도구를 이용합니다.

 

그런데 빛을 이용해서 사람의 기억을 지운다는게 과학적으로 가능하긴 한걸까요?

 

당연히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도구는 영화의 재미를 위해 만들어진 상상속의 도구일 뿐이죠.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상상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닐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과학자들은 빛을 이용해서 동물의 단기 기억을 제거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말미잘은 슈퍼노바(Supernova)라고 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유전자는 빛을 받으면 활성 산소를 방출시키는 아주 특이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를 무해한 바이러스에 통합하여 실험용 쥐의 뇌를 감염시켰습니다.

 

그러자 말미잘의 슈퍼노바 유전자는 바이러스를 통해 쥐의 뇌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죠.

 

이제 이 실험용 쥐는 빛을 받으면 뇌에서 활성 산소가 만들어지는 독특한 특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쥐에게 이 유전자를 이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쥐의 기억을 제어하기 위해서 입니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기억은 수 많은 뉴런들이 시냅스라는 연결 지점을 통해 연결되면서 만들어지게 되는데요.

 

만약에 이 연결을 인위적으로 끊을 수 있다면, 쥐의 단기 기억을 제거할 수도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 연결을 끊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성 산소를 일으키는 말미잘의 슈퍼 노바 유전자를 선택했죠.

 

이제 쥐의 뇌를 빛으로 자극해 활성 산소를 만들어, 뇌의 신경 연결을 끊을 수 있는지 확인만 하면 됩니다.

 

 

해마 : hippocampus / 대뇌피질 : 뇌를 감싼 신경 세포

 

과학자들은 쥐의 뇌에서 특히 해마와 대뇌 피질을 빛으로 자극해 보기로 결정했는데요.

 

대부분 동물이 얻은 정보는 가장 먼저 뇌의 해마로 들어가 단기 기억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단기 기억은 수면을 통해 대뇌 피질로 이동하여 장기 기억으로 변하게 되는 거죠.

 

즉, 새로운 신경의 연결은 해마에서 한번, 그리고 대뇌 피질 쪽에서 또 한 번 일어나게 됩니다.

 

이번 실험을 위해 과학자들은 먼저 광섬유를 쥐의 해마와 대뇌 피질에 직접 연결시켰습니다.

 

그 다음, 실험용 쥐를 전기 충격실에 집어 넣어 두려움이라는 새로운 기억이 생기게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이 실험용 쥐는 전기 충격실에만 들어가면, 공포에 의해 몸을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움직이지 못한다.

 

이 상태에서 과학자들은 광섬유를 통해 쥐의 해마를 빛으로 자극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아주 놀랍게도 공포에 떨고 있던 실험용 쥐는 서서히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러한 결과는 전기 충격실에서 겪었던 단기 기억이 완전히 제거 되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였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공포에 떨고 있던 다른 실험용 쥐를 잠시 재웠다가 깨운 뒤 똑같이 해마를 빛으로 자극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이 실험용 쥐는 전기 충격실에서 겪었던 공포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빛의 자극은 이러한 단기 기억 뿐만 아니라 장기 기억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요.

 

공포에 떨고 있던 다른 실험용 쥐를 이틀에 걸쳐 일정 시간 재운 뒤, 이번에는 대뇌 피질을 빛으로 자극해 봤습니다.

 

그러자 이 실험용 쥐는 전기 충격실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듯, 전혀 두러워하지 않았죠.

 

대뇌 피질에 자극을 통한 기억의 제거는 대뇌 피질에서 장기 기억이 형성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증거이기도 했습니다.

 

쥐에게 있어서 이틀 동안의 수면은, 해마에 있던 단기 기억이 대뇌 피질로 이동되어 장기 기억이 만들어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정리해 보면, 쥐의 기억은 처음 해마로 들어가 임시 기억이 되며, 이후 수면을 통해 단기 기억으로 변화되었습니다.

 

그 이후, 반복된 수면으로 인해 기억은 대뇌 피질로 이동되어 장기 기억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즉, 실험용 쥐의 기억은 뇌 속에서 총 세 번의 신경 연결 과정을 거치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빛을 이용해서 이 세 번의 신경 연결을 모두 성공적으로 끊을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번의 실험 결과는 쥐의 기억 구조와 우리 인간의 기억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는데요.

 

그래서 향후에는 기억과 관련된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만약 맨 인 블랙이라는 영화처럼 빛으로 기억을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요?

 

악용되지만 않는다면, 살면서 불필요한 기억들을 제거하여 좀 더 맑은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될 겁니다.

 

https://youtu.be/E7Wca55kEoo?si=D_K8GGRmr1HzeF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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