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ETC

물질을 투명하게 만드는 이상한 양자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신비과학 2021. 11. 23. 23:00

 

빛은 물질에 부딪히게 되면 사방으로 흩뿌려지며 산란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산란된 빛을 통해서 물질의 모습을 볼 수 있죠.

 

그런데 약 30년 전 한 과학자는, 원자의 특성을 바꾸면 빛이 산란되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빛이 산란되지 않는다는 얘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물질이 투명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파격적인 내용은 오랫동안 입증되지 못한 채, 지금까지 가설로만 존재해 왔었는데요.

 

그런데 얼마전 과학자들은 이 오래된 가설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양자역학에는 "파울리의 배타 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이 이론은 간단히 말해서, 원자 핵을 감싸고 있는 전자에는 각자 정해진 자리가 있다는 건데요.

(중성자, 양성자, 전자 등의 페르미온 입자)

 

그래서 각 전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이탈해서 성질이 같은 다른 전자의 자리로 이동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이러한 법칙은 우리에게 아주 재밌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언급했듯이 우리가 물질을 본다는 의미는, 물질에 반사된 빛을 본다는 것을 말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광자가 원자에 부딪히게 되면 원자는 광자에 의해 진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광자는 원자의 진동에 의해 다른 방향으로 튕겨저 나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만약 원자가 진동할 수 없을 정도로 주변의 공간을 완전히 없애버리면 어떻게 될까요?

 

앞에서 간단히 설명했듯이, 파울리의 배타 원리에 의해 같은 성질의 원자들은 서로 겹쳐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자들의 밀도를 극도로 높이게 되면, 결국 진동할 수 있는 공간이 사라져 빛을 산란할 수 없게 될 겁니다.

 

 

좀 더 쉬운 예로, 위의 그림과 같은 두 가지의 유형의 극장이 있다고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왼쪽의 극장에는 회색으로 되어 있는 빈 좌석이 꽤 많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 있는 입자들은 빈자리가 아주 많기 때문에 쉽게 진동하여 빛을 산란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른쪽과 같이 입자들이 밀집되어 있다면 진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지게 되죠.

 

끝자리에 있는 몇몇 원자들을 제외하고는 빛이 닿아도 빛 산란시킬 수가 없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빛을 산란시킬 수 없게 되면, 결국 원자는 점점 어두어지게 되고 결국 투명해지게 될 겁니다.

 

이는 약 30년 전에 한 과학자(David Pritchard, MIT)에 의해 예측되었고. 파울리 배타 원리의 한 예(파울리 차단, Pauli blocking)로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그의 생각은 30동안 가설로만 존재했으며, 한번도 입증된 적은 없었습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오래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해 보기로 했는데요.

 

과학자들은 먼저 3개의 전자와 3개의 양성자 그리고 3개의 중성자로 이루어진 리튬 원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이 원소들을 절대 영도에 가까운 20μK(마이크로 켈빈)까지 냉각시켰죠.

 

그 다음 매우 높은 밀도의 레이저를 발사해, 극저온으로 냉각된 이 원소들을 압축시켰습니다.

 

이 때 압축된 원자들의 수는, 1㎥당 약 1천 조 개(1000000000000000)에 달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원자들의 상태를 변화시키지 않는 수준의 빛으로 원자들을 비추기 시작했는데요.

 

그러자 극저온으로 냉각된 고밀도의 원자들은, 보통 때보다 38%나 더 적게 빛을 산란시키고 있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이 원자들은 38% 수준으로 어두워져, 좀 더 투명한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었죠.

 

또한 과학자들은 다른 원자들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모두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약 30년 전에 예측되었던 오래된 가설이 마침내 입증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온도를 더 내릴 수 있다면, 원자들을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만약 이러한 기술이 완성된다면, 빛을 억제하는 물질의 개발로도 이어질 수 있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물질은 양자 컴퓨터에서 빛의 산란을 억제해, 양자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해 줄 수 있죠.

 

즉, 빛을 억제하는 기술은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는데 특히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양자의 세계에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비밀들로 넘쳐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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