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학자들을 아주 당황스럽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리 은하의 중심 근처에서 불규칙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아주 기이한 전파가 감지된 건데요.
이러한 유형의 신호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전파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노력했지만, 이 전파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렸습니다.
이 미확인 전파(ASKAP J173608.2-321635)는 아주 불규칙한 패턴으로 발생되고 있었습니다.
어떨 때는 몇 주에 걸쳐 계속 지속되다가 또 어떨 때는 갑자기 사라진 뒤 몇 주 동안 나타나지 않았죠.
또한 이 전파는 그동안 감지된 그 어떠한 유형의 전파와도 전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은 다양한 전파 망원경을 이용해 16개월 동안 모두 13개의 미확인 전파를 감지했는데요.
신호는 아주 불규칙적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이 13개의 신호의 공통점을 찾기 위해 세계 각지의 전파 망원경을 동시에 가동시키기 직전까지는 말이죠.
이 미확인 신호는 그 날 이후로 완전히 사라졌으며 지금까지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가장 먼저 우리는 우주에서 이러한 전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천체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중성자 별의 종류인 펄서나 마그네타같은 천체를 의심해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천체들은 아주 규칙적인 신호를 방출하며, 가장 결정적으로 X선도 함께 발생시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된 전파는 매우 불규칙적이었고 또 X선도 전혀 감지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펄서나 마그네타 뿐만 아니라 감마선 폭발이나 초신성도 배제할 수 밖에 없었죠.
또한 빠른 전파 폭발(FRB)나 다양한 전파 파장을 발생시키는 별들, 예를 들면 플레어를 방출하는 별이나 일식을 일으키는 쌍성들과도 전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와 가장 비슷한 현상으로 GCRT(은하중심과도전파, galactic center radio transient)라는 현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우리 은하 중심에서 발생되고 있는 과도한 전파 현상을 말하는데요.
GCRT는 은하 중심부 근처에서 몇 시간 동안 아주 밝게 빛났다가 빠르게 사라지는 미확인 전파원입니다.
지금까지 단 3번만 감지가 되었을 정도로 극도로 희귀한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죠.
GCRT와 이번에 감지된 전파와의 공통점은, X선을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모두 비슷한 밝기로 빛났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이 두 신호 역시 아주 결정적인 차이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속 시간입니다.
이번에 감지된 전파는 몇 주 동안이나 지속되었다가 하루안에 사라졌지만, GCRT는 몇 시간 동안만 지속되다가 아주 빠르게 사라져 버렸죠.
다행히도 이번에 감지된 전파는 아주 결정적인 특징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요.
이 전파는 전기장의 진동이 일정하지 않고 원형과 선형의 형태로 복잡하게 진동하는 편광 특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보통 이러한 경우는 발신원에서 방출된 전파가 강한 자기장을 만났을 때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9년에 처음 촬영된 처녀자리 A은하의 블랙홀 사진을 보면 나선형으로 편광된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빛이 블랙홀의 주변에 있던 아주 강력한 자기장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으로 봤을 때, 이 신호의 발신원 역시 고도로 자기화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은하 중심과 우리 사이에 있는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가스나 먼지에 의한 것일 수도 있을 겁니다.
아니면 그동안 불가사의한 현상으로 여겨져 왔었던 GCRT 현상이 새롭게 감지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GCRT가 3번밖에 감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GCRT의 특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신호가 GCRT라고 하더라도 설명되지 않는건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연 이 신호를 만들어내고 있는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이 신호는 갑자기 왜 중단된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이 정체 불명의 신호를 본격적으로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은하의 중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이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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