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우주

별과 블랙홀이 충돌했다. 그리고 오래된 가설이 관측되었다.

신비과학 2021. 9. 8. 10:00

 

몇 년 전 과학자들은, 우주에서 아주 밝은 전파(VT J121001+4959647, 전파플레어(Radio Flare)를 감지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유형의 전파가 초신성 폭발에서 발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우주를 아무리 뒤져봐도 이 전파를 발생시킨 초신성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드디어 이 전파의 발신원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전파는 그동안 가설로만 존재했었던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초신성에서 발생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초신성에는 두 가지의 유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중심핵의 모든 연료를 소진한 별이 붕괴되면서 바깥층이 폭발하여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초신성은 태양의 10배가 넘는 질량을 가진 별에서 일어나며,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과 같은 잔해를 남깁니다.

 

두 번째는, 중심핵의 연료를 모두 소진하여 탄생된 백색 왜성이, 근처에 있던 별에서 연료를 계속 흡수하다가 압력에 못이겨 폭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를 Ia 초신성이라고 하며, 태양의 8배 미만의 질량을 가진 별에게서 일어나게 되죠.

 

 

그런데 몇몇 과학자들은 이러한 유형 이외에도 다른 유형의 초신성이 존재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태양의 8배 이상의 질량을 가지고 있는 별들은 대부분 쌍성으로 태어나게 되는데요.

 

이 때 수명이 다한 한 쪽의 별이 초신성을 거쳐 중성자 별이나 블랙홀로 붕괴됩니다.

 

그리고 옆에 남겨진 동반성은 블랙홀이 된 별을 향해 서서히 회전하며 접근하다가 충돌하여 초신성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가설은 1980년 대에 처음 제안되었지만, 지금까지 한번도 관측된 적은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 오랫동안 가설로만 존재했던 이 초신성에 대한 증거가 처음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2017년 경에 아주 밝게 빛나는 전파를 감지했습니다.

 

이 전파는 일반적인 초신성에서 발생되는 전파와 그 특성이 완전하게 일치하고 있었는데요.

 

보통 이러한 특성의 전파는 초신성의 잔해들이 주변에 있던 물질들과 빠르게 충돌할 때 발생될 수 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은 이 전파가 발생된 지역에 대한 과거의 기록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강력한 X선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X선은 폭발한 별의 잔해가 거의 빛의 속도로 방출될 때 발생되는 X선의 유형과 일치하고 있었죠.

 

하지만 이 X선의 지속 시간과 에너지는 일반적인 별의 붕괴에서 감지했던 것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흔적들은 지구에서 약 4억 8천만 광년 떨어져 있는 한 은하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주변의 물질과 상호 작용하며 강력한 전파를 방출한 초신성 그리고 초신성 전에 별이 폭발하면서 남긴 흔적...

 

모든 것이 명백해 보였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가설로만 존재했던 새로운 유형의 초신성이 분명해 보였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과학자들은 이 초신성의 역사를 재구성 해보기 시작했는데요.

 

과학자들이 재구성한 이 초신성의 역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 옛날 두 별이 쌍성계를 이루어 태어났습니다. 이 때 한쪽의 별은 다른쪽의 별보다 훨씬 더 무거웠죠.

 

일반적으로 무거운 별은 가벼운 별보다 수명이 짧은 경향이 있습니다.

 

이 쌍성계를 이루고 있던 무거운 별도 동반성보다 먼저 수명이 다해 블랙홀(또는 중성자별)로 붕괴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두 천체는 서서히 가까워지게 되었고, 블랙홀이 된 주성은 동반성의 물질을 조금씩 흡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생각보다 그렇게 깔끔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동반성에서 나온 물질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나가면서 두 천체의 주변을 원반의 형태로 둘러싸기 시작했죠.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적어도 약 300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겁니다.

 


이렇게 계속 가까워지게 된 두 천체는 결국 충돌하게 되었고 블랙홀은 동반성의 핵까지 파고 들어갔습니다.

 

이 때 동반성의 외부 압력을 지탱해주고 있던 핵융합은 바로 중단되었고 별의 중심부는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초신성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또한 핵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별은 대량의 물질들을 폭발적으로 우주 바깥으로 방출했는데요.

(상대론적 제트, Relativistic jets)

 

과학자들이 전파 이외에도 강하게 뿜어져 나오는 X선을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초신성에 의해 바깥쪽으로 방출된 잔해들은 두 천체를 둘러싸고 있던 동반성이 방출한 물질들과 충돌하면서 강력한 전파를 발생시켰습니다.

 

과학자들이 2017년에 감지했던 전파는 바로 여기서 발생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아주 특이하게도 이 두 개의 사건, 즉 전파와 X선을 일으킨 사건은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죠.

 

머지 않아 이 동반성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서 자신의 형제처럼 곧 죽음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겁니다.

(어쩌면 지금쯤은..)

 

 

이제 과학자들은 이 두 별이 서로를 향해 다가갔던 방식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인데요.

 

그동안 과학자들은 쌍성을 이루고 있는 별들을 따로 연구하는 경향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과학자들은 별들의 상호작용에 의해 더 많은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이 새로운 유형의 초신성은 그 일부일지도 모릅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쌍성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더 많은 현상들이 밝혀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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