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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지만 강인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는 곰벌레.
민물과 바닷물에 서식하고 있는 이 미세 동물은 다른 유기체들이 살 수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생물들은 온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급격히 약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40도 밖에 안되는 물 속에서 하루도 버틸 수가 없었죠.
점점 상승하고 있는 지구의 온도는 이 동물들에게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완보 동물(Tardigrades)은 못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동물은 뭉툭한 여덟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으며, 통통한 몸은 대부분 0.5mm 를 넘지 않죠.
어떻게 보면 귀여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 완보 동물은 "물곰" 또는 "곰벌레"라는 별명으로도 많이 불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우리에게 친숙한 "곰벌레"라고 칭하기로 하겠습니다.
곰벌레는 아주 강인한 생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냉동, 건조, 산소 부족 및 방사선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조차 살아남을 수 있죠.
심지어 우주의 진공 상태에서도 살아남았던 전력이 있습니다.
곰벌레는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건면(tun)"이라는 상태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온 몸을 수축시키고 신진 대사를 중단하여 본질적으로 생체 활동이 정지된 가사 상태로 변하게 되는 거죠.
얼마전 곰벌레를 실은 이스라엘의 달 탐사선이 달에 추락하여 곰벌레 표본이 유출되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현재 달에는 건면 상태의 곰벌레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의 연구에 따르면 곰벌레는 151도의 끓는 물에서도 최대 1시간 이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곰벌레가 어떻게 열에 적응하는지 연구하지는 않았죠.
그래서 연구팀은 곰벌레를 다양한 온도에서 2시간, 24시간, 48시간 단위로 지켜봤습니다.
다양한 온도와 시간에서 곰벌레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였죠.
그 결과 노출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곰벌레의 생존력이 낮아진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40도 온도에서 48시간 노출된 활성 상태(건면 상태가 아닌)의 곰벌레들은 100% 모두 죽었습니다.
그리고 37도에 노출된 활성 상태의 곰벌레들은 48시간 이내에 46%가 죽게되었죠.
반대로 건면 상태에 있었던 곰벌레는 단 28%만 죽었습니다.
확실히 건면 상태에 있는 곰벌레가 높온 온도에서 훨씬 더 잘 버텼는데요.
하지만 물의 온도를 82.7도로 높이자 제아무리 건면 상태의 곰벌레라도 1시간만에 사망율이 약 50%로 올라갔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노출 시간이 길면 길수록 곰벌레가 버틸 수 있는 온도도 점점 낮아졌다는 겁니다.
24시간 동안 63.1도에 노출된 건면 상태의 곰벌레 중 50%가 죽게되었죠.
처음에 연구팀은 활성 상태와 건면 상태 모두에서 곰벌레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즉,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았던 곰벌레의 아킬레스 건이 발견된 겁니다.
이러한 아킬레스 건은 초신성이나 소행성의 충돌에서도 곰벌레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믿음을 무너뜨렸죠.
연구팀은 이번의 연구를 통해 곰벌레의 치사 온도가 생각보다 너무 낮았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의 우려대로 곰벌레는 분명히 고온에 취약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벌레는 우리보다 오랫동안 지구에 남아있게 될 겁니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온도 상승은 천천히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아킬레스 건이긴 하지만, 적응만 잘 한다면 여전히 곰벌레는 지구 최강의 생물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겁니다.
https://youtu.be/gJ1rBw0_HS4?si=MPSxKg0M5d2awm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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