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약, 한 방향으로 영원히 나아갈 수 있다면..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주선에 올라, 빛의 속도로 우주의 끝을 향해 나아간다고 상상해 봅시다.
우리는 직관적으로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예상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거대한 벽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현대 물리학의 예측은, 우리의 예상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우주의 끝에는 벽같은 건 없다고.
대신, 그곳에는 거울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죠.
이것은 단순한 비유가 아닙니다.
우주가 가진 기하학적 특성에 대한, 하나의 과학적 가설인데요.

이 가설을 이해하기 위해서, 잠시 우리가 사는 세상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평평한 세계지도 위에서 서울을 출발해 동쪽으로 직선을 쭉 그으면, 그 선은 지도의 동쪽 끝에서 멈추게 됩니다.
서쪽 끝과는 절대로 만나지 않죠.
이것이 우리가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열린' 공간, 즉 '평평한 우주'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실제 지구는, 평면이 아니라 둥굽니다.
서울에서 비행기를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고 계속 직진만 한다면...
비행기는 결국 출발점이었던 서울의 '서쪽' 하늘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스스로는 '직진'만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둥근 지구의 표면'이라는 휘어진 공간을 따라서 날았기 때문이죠.
휘어진 공간에서의 '직진'은, 결국 거대한 원을 그리며 출발점으로 다시 되돌아오게 됩니다.
이처럼 끝없이 나아가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는 공간을, 과학에서는 '닫혀있다'라고 표현합니다.
많은 물리학자들은, 우리가 사는 3차원 우주 역시 이와 같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더 높은 차원으로 휘어져, 거대한 구의 표면처럼 '닫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것을 '닫힌 우주' 가설이라고 부릅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우주의 한 지점에서 출발한 빛은,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우주 전체를 한 바퀴 돌아, 결국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사실, 빛이 우주 공간을 따라 휘어진다는 개념은 단순한 가설이 아닌데요.
우리는 이미 그 증거를 그동안 많이 봐왔습니다. 바로 '중력 렌즈' 효과 말입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질량이 큰 천체는 주변의 시공간을 휘게 만듭니다.
그 휘어진 공간을 지나는 빛 역시, 함께 휘어지게 되는 거죠.
이것은 마치, 거대한 돋보기 렌즈가 빛을 굴절시키는 것과도 같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면, 똑같이 생긴 천체 4개가 십자가 모양으로 보이고 있는데요.
하지만, 사실 이것은 단 하나의 천체입니다.
우리와 저 천체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은하의 중력이 빛을 휘게 만들어, 하나의 천체가 4개로 보이는 '신기루' 현상이 나타나게 된 거죠.
바로 이 '중력 렌즈'라는 관측된 사실을 좀더 확장한 개념.

그것이 바로, 빛이 우주 전체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로 온다는 '닫힌 우주' 가설입니다.
이번엔 성능이 무한한 망원경이 있다고 한번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 망원경으로 한쪽 방향을 끝없이 바라본다면, 당신은 무엇을 보게 될까요?
이 가설에 따르면 정답은, 당신의 뒤통수입니다.
수십억 년 전, 당신에게서 출발했던 빛이..
휘어진 우주를 한 바퀴 돌아, 다시 당신의 눈에 들어오게 되는 거죠.
여기서, '거울'의 진정한 의미가 드러나게 됩니다.
우주 그 자체가, 빛을 반사하는 거대한 곡면 거울의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라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우주의 끝에 '거울'이 있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궁금한 점이 생기게 되는데요.
그래서, 우리가 사는 우주의 구조는 실제로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과학자들은 우주의 구조를 결정할 수 있는 '임계 밀도'라는 값을 계산했습니다.
우주가 팽창하려는 힘과, 우주 안의 모든 물질들이 중력으로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
이 두 힘이 줄다리기를 하듯,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는 바로 그 지점의 밀도를 말하는데요.
우주의 현재 밀도가 이 값보다 높으면, 중력이 더 강해서 우주는 풍선처럼 '닫힌' 형태가 됩니다.
반대로 밀도가 낮으면, 우주는 '열린' 형태가 되어 영원히 팽창하는 구조를 갖게 되죠.
그러면 현재까지 관측된 임계 밀도 값은 어떨까요?
최근에 계산된 값은, 우리 우주의 밀도가 이 '임계 밀도'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우리 우주는 '평평하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거울' 이야기는 전부 의미가 없게 되는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주가 너무나도 거대해서,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평평'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죠.
그 너머의 훨씬 더 거대한 스케일에서는, '닫혀' 있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마치, 작은 개미가 거대한 지구 위를 걸으며, "이 세상은 평평하구나" 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만약 오늘 이야기와는 달리, 우주가 실제로는 '열려' 있다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그 끝에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한 가설은, '빅 프리즈(Big Freeze)'입니다.
즉, 우주에는 끝이 없다는 겁니다.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면서, 모든 별은 빛을 잃고, 모든 에너지는 흩어지게 되죠.
결국 절대영도에 가까운 영원한 어둠과 침묵만이 남게 된다는, 가장 고독하고 쓸쓸한 결말입니다.
어쩌면, 끝없이 되돌아오는 '닫힌 우주'가, 영원한 암흑 속에서 흩어지는 '열린 우주'보다 더 희망적인 결말일지도 모르겠네요.

이 광활한 우주가, 사실은 유한하게 닫혀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
이것은, 우리가 던질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에 살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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