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2,000미터 이상의 매우 깊은 심해.
이곳은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진정한 어둠의 세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깊이 만큼이나 수압도 매우 높으며, 온도도 아주 낮은 곳이죠.
과연 이렇게 깊고 어두운 심연 속에도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을까요?
놀랍게도 이렇게 깊은 심해에도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곳의 생명체들은 매우 개성적인 얼굴도 가지고 있었는데요.
과연 심해에서 살고 있는 생명체들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이번 시간에는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심해 생명체들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Nereis sandersi(네레이스 산더시)
대서양의 약 2,630미터 아래의 심해.
이곳에는 검은 열수 분출구, 일명 "블랙 스모커"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마치 검은색의 연기가 올라오는 것처럼 보여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네레이스 산더시는 이 블랙 스모커의 가장자리에서 처음 발견되었죠.
몸 길이는 최대 10cm로, 부근의 모래 바닥에 굴을 파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벌레를 잡아서 현미경으로 얼굴을 한번 들여다 보았는데요.
그러자 네레이스 산더시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얼굴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특징은 바로, 앞으로 툭 튀어나와 있는 2개의 기관이었습니다.
얼핏보면 두 개의 눈이 튀어나와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것은 촉수인데요.
놀랍게도 네레이스 산더시는 그 생김새와는 달리 눈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쪽에는 두 개의 뿔같은 것이 있는데, 이것은 먹이를 감지하는데 사용하는 촉수입니다.
즉, 네레이스 산더시는 눈 대신 머리에 위치한 이 4개의 촉수를 이용해 살아가고 있었죠.
그리고 몸통의 옆쪽에는 추친력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수 많은 털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튀어나와있는 촉수의 아래 쪽에는 상당히 커다란 입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네레이스 산더시는 이 입을 재빨리 벌려서 박테리아 등의 먹이감을 빨아들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네레이스 산더시의 외모는 뭔가 훈훈한 느낌을 주는 것 같은데요.
뭔가 여자친구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훈남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2. Lepidonotopodium piscesae(레피도노토포디움 피스케세이)
아주 터프한 외모를 가진 심해 생명체. 피스케세이.
피스케세이 역시도 블랙 스모커 주변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이 블랙스모커는 태평양의 2,500 ~ 3,000미터 심해에 위치하고 있었죠.
이 벌레는 발견된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 이 벌레에 대한 많은 부분들이 베일에 가려져 있는 상태인데요.
일단 피스케세이의 몸통은 모두 부드러운 큐티클로 덮여 있었습니다.
이 큐티클은 피스케세이의 몸을 보호해주고 또 체내의 수분을 유지해 주고 있었죠.
하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역시 커다란 입과 입을 둘러싸고 있는 돌기들입니다.
먼저 입 부분을 살펴보면,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이빨이 매우 공격적으로 보이는데요.
피스케세이는 마치 톱니와 비슷한 형태의 아주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이빨을 이용해서 박테리아 등의 먹잇감을 효율적으로 찢거나 잘라낼 수 있죠.
또한 입 주변에 원형으로 나있는 여러개의 돌기들은 촉수로 생각이 되고 있는데요.
피스케세이는 이 촉수를 이용해서 먹이나 주변 환경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붉은 색의 몸통과 톱니같은 이빨, 그리고 깃털처럼 생긴 화려한 촉수들..
그 모습은 마치 성격히 호탕한 쾌남 혹은 전사의 이미를 연상시키는 것 같습니다.
3. Lepidonotopodium jouinae(레피도노토포디움 주이나이)
뭔가 현자의 느낌을 풍기는 주이나이의 모습입니다.
대서양 약 1,700미터 아래의 심해에서 발견이 되었죠.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이나이는 짧고 납작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몸통의 색깔은 연한 갈색이며, 몸통과 다리에는 많은 털이 나 있죠.
또한 머리 앞쪽에는 마치 수염처럼 보이는 2개의 촉수가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또한 일부 개체에서는 배쪽 부분에 5쌍의 유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는데요.
과학자들은 이 유두의 기능이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 알아내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또한 머리 위쪽에는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전두엽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모양은 마치 중세 시대의 백작들이 했던 머리 스타일을 연상케 하는데요.
주이나이의 전두엽은 두 부분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으며, 다양한 감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 전두엽은 다른 심해 벌레들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 아주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입은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입을 벌리면 그 안쪽에서 두 개의 턱이 나타나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주이나이는 눈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다른 심해 벌레에 비해 더 높은 지능과 감각으로 충분히 커버하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살펴본 주이나이의 외모는, 뭔가 차분한 학자의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뭔가 우주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외계의 현자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4. Eunice pulvinopalpata(유니스 풀비노팔파타)
그 모습은 마치 무언가를 유혹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풀비노팔파타는 태평양의 2,500 ~ 3,000미터 심해에서 발견되었는데요.
최대 45cm까지 자랄 수 있으며, 바닥에 굴을 파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심해 생명체 중에서 가장 크다고 할 수 있겠네요.
몸의 앞쪽은 원통형으로 빠져있고, 뒤로 갈수록 납작해지고 점점 가늘어집니다.
머리는 짧고 좁은 편이며, 가운데 부분이 갈라져 있는 둥근 전엽을 가지고 있죠.
하지만 눈은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이를 충분히 커버해줄 여러개의 촉수는 있습니다.
입은 꽤 깊고 복잡해 보이며, 안쪽에는 뚜렷한 근육질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입 쪽에는 끝쪽이 가늘고 뾰족해지는 촉수(구순 촉수)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풀비노팔파타는 이 촉수를 이용해서 퇴적물에 섞여있는 유기 물질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또한 거의 몸통 전체에 걸쳐있는 아가미를 이용해서 매우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풀비노팔파타의 길고 매끄러운 몸매는, 아름답다 못해 신비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요.
가히 심해에서 사는 벌레 중에서 가장 섹시한 벌레라고 해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특히 머리 쪽에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전엽은 정말 만져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들죠.
입을 앞쪽으로 내 밀고 있는 풀비노팔파타의 도발적인 모습.
정말 "색"이라는 단언에 가장 잘어울리는 심해 벌레인 것 같습니다.
5. Lepidonotopodium williamsae(레피도노토포디움 윌리암시아이)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됩니다.
윌리암시아이는 동태평양의 심해 열수분출구에서 발견되었는데요.
발견 당시 전체적으로 갈색을 띄고 있었으며, 타원형의 몸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배 쪽 부분은 평평하고, 반대로 등쪽은 다소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었죠.
특히 등은 11쌍의 덮개로 덮혀 있었으며, 등 가장자리에는 많은 털들이 나 있었습니다.
다리와 꼬리는 매우 짧아서 눈에 잘 띄지 않았으며, 항문에는 털이 전혀 없었죠.
하지만 이 벌레에게서 가장 특이했던 점은, 바로 입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윌리암시아이의 입이 붉은 입술로 둘러싸여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는데요.
얼핏 보면 그 모습은 마치, 입을 위 아래로 벌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입 속에는 위 아래 쪽에 위치한 뿔처럼 생긴 돌출부가 앞으로 튀어나와 있습니다.
아마도 이 돌출부는 이 벌레의 감각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추측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입 주변에는 여러개의 촉수들이 둥글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 촉수들은 주변의 환경을 감지하거나 먹이를 사냥하는데 아주 유용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윌리암시아이의 얼굴은 마치 예술작품과 같은 느낌마저 들게 만드는데요.
붉은 입술과 그 입술을 더욱 돋보기에 만들어주고 있는 2개의 돌기들.
그리고 그 입술을 둥글게 감싸고 있는 촉수들은, 한껏 꾸미고 나온 미인의 모습을 보고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오늘은, 심해에서 살아가고 있는 잘생긴 벌레 5종류를 알아봤는데요.
보셨다시피 심해의 벌레들도 아주 개성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는 생명체들이어서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과연 여러분들은 어떠한 벌레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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