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북부 북극 제도의 배핀 만에 떠 있는 데본 섬.
세계 최대의 무인도이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데본 섬은 불모의 황무지이기 때문입니다.
섬을 덮고 있는 것은 얼음의 힘으로 부서진 바위들 뿐입니다.
인간은 물론, 동식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섬은 많은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을 매료시키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합니다. 왜 그런걸까?
거친 지표면과 극한 날씨가 화성의 환경과 쏙 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화성과 가장 비슷한 섬
2001년 이후 "호튼 화성 프로젝트(HMP)"라는 국제적인 조사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여름 철에 데본 섬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HMP는 다른 행성, 특히 화성에서 인간이 활동하기 위한 연구 프로젝트입니다.
데본 섬의 지면은 일년 대부분이 얼어 붙어 있으며, 특히 섬의 동쪽 3분의 1은 두께가 500 ~ 700m나 되는 얼음 모자(소형 빙하)들로 덮여 있습니다.
눈이 녹아 땅이 얼굴을 내미는 것은 한여름인 45 ~ 50일간의 짦은 기간뿐입니다.
여름의 기온은 8도까지 올라가지만 연간 평균 기온은 -16도 라고 합니다.
▲ 호튼 화성 프로젝트 조사 기지
"데본 섬의 거친 표면, 모든것을 얼리는 추운 기후, 고립성과 원격성은 수많은 독특한 조사의 기회를 NASA의 과학자와 직원들에게 제공해주고 있습니다."라고 NASA의 웹 사이트에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른 요소로는 극지에서 주야간의 순환이나 물자 보급의 제한, 통신의 한계 등으로 장기 우주 비행에서 승무원들이 직면할 다양한 시련과 매우 유사한 상황을 겪을 수 있습니다."
▲ 데본 섬에서의 선외 활동(2002년 7월)
호턴 임팩트 분화구
연구 프로젝트는 NASA의 자금을 제공받아 화성 협회(Mars Society)가 플래시라인 화성 북극 연구 기지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기지의 위치는 호튼 임팩트 분화구가 내려다보이는 능선 위에 있습니다.
▲ 플래쉬라인 화성 북극 조사 기지 건물
지름 23km의 호튼 임팩트 분화구는 3천 9백 만년 전에 지름 2km의 물체가 지구에 충돌했었던 흔적입니다.
이 충돌로 받은 충격은 매우 컷으며, 지하 1.7km아래에 있던 바위가 지표면에 노출되었을 정도입니다.
▲ 호튼 임팩트 분화구의 레이더 사진
또한 호튼 분화구의 지표는 지구상에서 가장 화성의 환경과 가깝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부근에 물줄기는 사라져버렸으며, 기온도 영하이기 때문에 풍화가 최소화되어 지구상의 다른 분화구들이 잃어버린 지질학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 K-10 로버 "레드"가 호튼 분화구의 베이스 캠프를 바라보고 있다.
▲ 호튼 분화구의 일대를 조사하고 있는 K10 "블랙"
▲ 호튼 임팩트 분화구의 제미니 힐에서 석고의 퇴적을 발견
생명의 숨결
데본 섬에도 전혀 생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북동 해안에 있는 트루 러브 저지대는 비교적 따뜻하고 습도도 있습니다.
따라서 약간의 식물이나 야생 동물도 생존하고 있습니다.
사실 여름에 기온이 8도까지 올라가 약 50일간 눈이 사라지는 것은 이 저지대에서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지대는 배수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끼가 자라는데 적합하다고 합니다.
1년 내내 이끼를 먹을 수 있는 사향소도 서식하고 있습니다.
차갑고 습한 토양에는 작은 벌레들도 서식하고 있으며, 또한 많지는 않지만 새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 데본 섬의 트루 러브 저지대
화성가 가장 비슷한 환경을 가진 데본 섬에도 야생 돌물이 있으니, 화성에도 생명이 싹트기를 기대해도 좋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일단 공기의 양이 다르니 어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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