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내용은 유튜브 채널 '책밖과학'에서 제공하며, 타 블로그 및 유튜브 채널에서의 사용을 절대 금지합니다.
얼음과 관련된 우리의 상식이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액체 상태의 물이 얼음이 되려면 무조건 낮은 온도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얼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우리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의외의 것이 필요다는 사실이 밝혀지게 되었습니다.
물이 얼음이 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은 바로 열 에너지였습니다.
그런데 물이 얼음이 되는 과정에서 도대체 왜 열이 필요했던 걸까요?
오래전부터 과학자들은 물의 신비를 밝히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이를 통해 찬물보다 뜨거운 물에서 더 빨리 얼게되는 음펨바효과를 비롯해 지금까지 몰랐던 다양한 물의 신비를 알 수 있게 되었죠.
이렇게 물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가고 있지만, 물이 얼음으로 변하게 되는 그 순간은 여전히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일단 물이 얼음이 되려면 가장 먼저 얼음의 핵(빙핵, ice nucleation)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얼음의 핵은 10억 분의 1초 이하라는 아주 짧은 찰나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관측하기가 아주 어려운데요.
최근 과학자들은 얼음의 핵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관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방법을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과학자들은 먼저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시트를 준비한 뒤, 그 위에 물 분자를 올려놓고 -173℃ 까지 냉각시켰습니다.
물 분자를 이렇게 낮은 온도로 냉각 시키면, 물 분자의 움직임이 억제되어 핵의 형성을 관측할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물 분자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감지하기 위해 헬륨 원자 빔을 물 분자를 향해 지속적으로 발사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과속하는 차량을 단속하기 위해 널리 이용되고 있는 과속 단속 레이저와 비슷한 원리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계속 물 분자를 관찰하던 과학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173℃로 냉각된 물 분자들이 그래핀 시트 위에서 서로 반발하는 것처럼 계속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이 상태에서 그래핀 시트의 표면 온도를 올리자 물 분자들이 서서히 뭉치기 시작하더니 결국 얼음의 핵을 만들어 냈습니다.
즉, 아이러니하게도 극 저온에서도 얼지 않던 물 분자들이 열을 가하자 그제서야 얼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러한 결과는 액체 상태의 물이 얼음의 핵을 만드는 순간에 열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 부터였습니다.
우리가 알기로 물 분자들은 서로를 당겨 표면 장력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왜 이번 실험에서는 반대로 물 분자들이 서로 밀어내다가 가열할 때 서로 끌어당기게 되었던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그래핀의 표면과 물의 상호 작용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온으로 냉각된 그래핀 표면 위의 물 분자들은 그래핀 분자의 가운데 부분으로 들어가 고립된 상태가 되었던 겁니다.
물 분자들이 이러한 상태가 되자 서로 당기는 힘보다 반발하는 힘이 더 커지게 되어 물 분자의 수소 원자는 뒤집힌 미키마우스의 귀처럼 아래를 향했고, 산소 원자는 위를 향하게 되었죠.
또한 그래핀 분자의 공간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가 되어 물 분자들이 뭉쳐지는데 방해가 되고 있었습니다.
물 분자들이 그래핀 분자에서 벗어나 원래의 모양으로 돌아가 얼음 핵으로 응축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에너지가 필요했던 겁니다.
이렇게 고립되어 있던 물 분자에 열을 가하자마자, 분자의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감과 동시에 운동 에너지도 증가되었습니다.
즉, 충분히 얼음이 얼 수 있는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핀 분자 안에 갇혀버린 물 분자들은 열이라는 추가적인 에너지를 통해 서로 뭉쳐질 수 있었던 겁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온도만 내려가면 물이 언다는 상식이 분자의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었죠.
또한, 거시 세계에서는 물의 응집력이 당연하게 보이더라도, 미시 세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다양한 조건에 의해 물 분자들이 반발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만약 이번 실험에서 그래핀 시트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물 분자만 가지고 실험을 했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냉각 매체 없이 물 분자를 극저온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고, 또한 실제로 물 분자는 항상 다른 분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의 실험이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자들은 다양한 환경에서 얼음이 얼게되는 조건들을 계속 연구해 나갈 생각인데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는 물에 대해서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많은 물의 혜택을 누리며 살수 있게 될 겁니다.
https://youtu.be/pjF_dMQDe18?si=eD73uycKfzipblnm
2020.10.28 - [자연・우주] -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달 표면에서 물을 발견했습니다.
2020.02.17 - [과학・ETC] - 물에서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구조가 발견되었다.
2019.11.24 - [자연・우주] -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서 드디어 물의 존재가 입증되었다.
'과학・ET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러분들이 전혀 몰랐던 놀라운 사실 30가지! (0) | 2021.08.08 |
---|---|
과학자들은 물을 황금색의 금속으로 만들었습니다. (1) | 2021.08.03 |
과학자들이 제안하는 자각몽을 꿀 수 있는 방법 (0) | 2021.05.12 |
19Hz의 저주파 음과 귀신 목격의 이상한 관계 (0) | 2021.04.19 |
과학자들은 처음으로 반물질을 직접 제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0) | 202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