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9일, 지구에서 약 5600만km 떨어진 곳에서 한 소행성이 발견되었습니다.
"2021PDC"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소행성의 정확한 크기와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 소행의 최대 크기가 1.5km를 넘을 수 있으며, 지구와 충돌할 확률을 5% 내외로 계산했었죠.
그런데 지난 5월 2일에 이루어진 추가 분석에서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거의 확실하게 지구와 충돌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소행성의 충돌 지점은 유럽 또는 북아프리카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많이 놀라셨나요?
사실 이 내용은 NASA와 ESA(유럽우주국)가 만든 소행성 충돌 가상 시나리오였습니다.
"2021PDC"라는 소행성은 현실 세계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행성이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렇게 극단적으로 지구에 위협이 되었던 소행성은 아직까지는 발견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주에는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거대한 소행성들로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됩니다.
과학자들이 소행성 충돌 시뮬레이션 실험을 진행하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최근 과학자들이 진행한 시뮬레이션에서는 2021PDC라는 소행성이 아주 빠른 속도로 지구로 다가오고 있다고 가정되었습니다.
처음에는 10월 20일 경에 충돌이 예상되었지만, 이보다 시간이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었죠.
앞으로 길어야 5개월 남짓 남아 있는 시간동안 과학자들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NASA와 ESA의 많은 과학자들은 소행성의 충돌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긴급히 아이디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주선을 발사해 소행성과 충돌시켜 파괴하거나 아니면 경로를 변경시키는 계획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재 인류가 보유하고 있는 충돌용 우주선은 없습니다. 또한 충돌용 우주선을 개발하고 발사하기에는 남아 있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하죠.
결국 과학자들은 우주선을 이용해 2021PDC로 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다음 전략으로, 핵무기를 이용하여 소행성을 파괴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핵 미사일이라면 충돌용 우주선을 준비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직 2021PDC 소행성의 크기를 정확히 특정할 수가 없기 때문에 효과가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만약 소행성의 크기가 예측 최대치인 1.6km를 넘는다면 아무리 핵 미사일이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겁니다.
이렇게 과학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동안 시뮬레이션 상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 이제 6월 30일이 되었습니다. 충돌까지 앞으로 4개월도 채 남지 않았죠.
이 시점이 되자 과학자들은 2021PDC의 궤도를 더욱 정확히 분석할 수 있었고, 소행성이 동유럽 쪽을 향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 이제 소행성이 충돌하기 일주일 전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이제 소행성이 동유럽에서도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의 국경에 충돌할 확률이 90%를 넘는다는 계산 결과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소행성의 지구 진입 속도는 15.2km/s가 될 것으로 계산되었지만, 여전히 이 소행성의 크기나 질량 그리고 밀도 등은 여전히 불확했습니다.
다만 기존 예측되었던 이 소행성의 크기 범위를 봤을 때, 충돌시 약 40메가톤 이상의 충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할 뿐이었죠.
이제 과학자들이 할 수 있는 다음 단계는 충돌이 예상되는 지역의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것 뿐이었습니다.
결국 일주일 후 이 소행성은 지구에 충돌했고, 충돌 지점에서 120~150km가 넘는 범위를 초토화 시키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현실 세계에서 과학자들은 시뮬레이션의 2021PDC 소행성 처럼 6개월전에 발견할 수 있을까요?
솔직히 말하면, 지구 가까이에 있는 소행성들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은 비참할 정도로 아주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7월에는 약 5km의 크기를 가진 네오 와이즈 혜성이 지구에서 약 1억km 떨어진 지점을 지나쳐 갔습니다.
문제는 거리가 아니라 이 혜성을 발견한 시점인데요. 이 혜성을 발견한 것은 지구를 지나쳐가기 불과 4개월 전이었다는 겁니다.
또한 2019년에는 크기 130미터의 "시티 킬러"라는 소행성이 지구에서 약 72,000km 떨어진 지점을 지나쳐 갔습니다.
이 소행성은 태양쪽에서 다가왔기 때문에 당시 과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지구로 다가오고 있는지 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죠.
시뮬레이션에서는 6개월 전에 소행성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충돌 직전까지도 모를 수 있다는 겁니다.
과학자들이 이러한 천체들을 미리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망원경이 소행성이 다가올 수 있는 모든 방향을 감시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NASA는 2년전에 "지구 접근 천체 감시 임무(NEOSM)"라는 감시 망원경 개발 프로젝트롤 시작했고, ESA
또한 Test-Bed 망원경과 Flyeye 망원경의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행성을 폭파하거나 경로를 바꿀 수 있는 레이저 및 충돌용 우주선의 개발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데요.
2022년에 진행될 예정인 이중 소행성 방향 전환 평가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는 디모포스(Dimorphos)라는 소행성에 우주선을 보내 충돌시킬 예정입니다.
NASA는 이 실험을 통해 디모포스 소행성의 궤도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감시 망원경과 소행성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이 갖춰지게 된다면, 우리는 시뮬레이션에서 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소행성의 충돌을 바라보고만 있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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