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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초전도체 내에서 '악마'라는 이름을 가진 입자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악마 입자'는 여러 전자로 구성되어 있지만, 전하나 질량을 가지지 않으며 빛과 상호작용하지도 않았죠.
1959년에 데이비드 파인스(David Pines)에 의해, 금속 내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은 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관측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를 찾아내기 위해, 이번에 전자를 이용한 새로운 측정 방법을 도입했는데요.
이를 통해서 초전도체인 스트론튬 루테늄 산화물(Sr2RuO4)의 내부에서, 질량을 가지지 않는 전자들로 이루어진 이상한 입자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전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전하나 질량, 빛과의 상호작용이 없는 악마 입자
그렇다면, 이 '악마 입자'의 발견이 초전도 물질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2023년 8월 9일에 'Nature'에 게재된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우리는 현재 다양한 전자 부품들로 구성된 전자 장치들을 이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금속 내에서 흐르는 전자의 움직임은 상당 부분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죠.
또한 초전도성을 갖는 금속 내에서, 전자가 어떻게 행동하는지도 아직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원자 모델 등을 통해서, 전자가 마치 행성의 궤도를 도는 것처럼 원자핵을 돌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러나 궤도를 그리는 전자의 모습은 잘못된 이미지이며, 사실 전자도 빛과 마찬가지로 입자와 파동의 모순되는 상태를 동시에 갖고 있어서, 상당히 모호한 확률적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체 내의 전자는 단일 입자라는 관점으로 볼 수 없으며, 상호작용을 통해 결합되거나 집단화되죠.
그래서 전자는 단순한 입자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같은 물이라고 해도, 한 방울의 물방울과 흘러가는 강과 같이.. 완전히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는 거죠.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았을 때의 반응도, 단일 전자와 고체 내의 전자 간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외부 에너지에 대한 고체 내의 전자들은, 새로운 전하나 질량을 가지는 준입자(플라즈몬)를 형성하며, 외부 에너지나 고체의 특성에 따라 독특한 반응을 생성합니다.
만약 외부에서 투입되는 에너지를 돌이라고 가정한다면, 고체 내의 전자들은 수면이라고 할 수 있고, 이번에 발견된 새로운 준입자는 수면을 전파하는 물결과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돌이 떨어졌을 때, 어떠한 물결이 생성되는지는, 돌이나 수면의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고체 내의 전자들의 움직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체 내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준입자들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실은 고체 내의 전자들이 '전압을 가하면 전자가 흐른다'는 단순한 이해만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복잡성을 갖고 있음을 나타내는 부분이죠.
그리고 초전도와 같은 전자의 특수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준입자의 이해가 중요해집니다.
1956년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데이비드 파인스는, 이러한 고체 내의 전자들에 대해서 한가지 이상한 예측을 했었는데요.
파인스는 전자가 결합하여 만든 어떠한 준입자들은 전하나 질량 없이, 즉, 암흑 물질과 같이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특이한 특성을 가질 수 있다고 예측했었습니다.
그리고 파인스는 이 특이한 준입자를, 전자의 운동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접미사인 'on' (예들들어 보존(boson), 페르미온(fermion) 등)을 붙여 DEM-on(악마)이라고 이름 지었죠.
(※ 'DEM-on'에는 입자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편의상 '악마 입자'라고 표기하겠습니다)
'악마'라고 하면 상당히 이상한 이름으로 들릴수도 있지만, 파인스는 이 이름을 그와 동시대에 활약한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의 '맥스웰의 악마'라는 사고 실험을 따라서 지은 것으로 보입니다.
맥스웰의 악마는 분자의 움직임을 모두 이해하는 악마였지만, 전하와 질량이 없고 빛과도 상호작용하지 않는 이 특별한 전자의 운동도, 파인스는 악마같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또한 최근에는, 이 악마 입자가 다양한 합금의 광학적 특성이나, 초전도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전하와 질량, 빛과의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입자는 사실.. 감지할 수가 없겠죠.
이는 과학자들이 무게나 전기적 특성, 빛의 반사 등을 기반으로 해서 다양한 물질들을 '관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마 입자의 존재는 파인스의 예측이 이뤄진 1956년부터 현재까지 실제로 감지된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중요한 발견들과 마찬가지로, 예기치 않은 발견은 항상 우연에 의해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죠?
악마 입자의 감지 역시도 우연의 산물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고체 내의 전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자 반사시켜서, 그 움직임을 확인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걸어다니는 사람에게 공을 던지면 일정한 속도로 튕겨 나오지만, 고속열차에게 공을 던지면 엄청난 힘으로 튕겨져 나간다고 우리가 예상할 수 있겠죠?
마찬가지로 고체 내의 전자를 튕기게 해서 그 모습을 분석하면, 고체 내 전자의 상태를 측정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전자를 사용한 측정법을 '스트론튬 루테늄 산화물(Sr2RuO4)'에 적용하려고 했죠.
이 스트론튬 루테늄 산화물은 30년 전 특정 조건 하에서 초전도가 확인된 물질이지만, 왜 초전도가 발생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어 해결되지 않은 물질입니다.
초전도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물질을 '냉각'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두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요.
물질을 냉각하거나 압력을 가하면, 물질 내부의 원자나 전자의 움직이이 변화되며, 운이 좋다면 전자가 저항 없이 흐르는 초전도 상태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게 됩니다.
다만 냉각하거나 압력을 가하는 방법은,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기 때문에.. 현재는 여러 재료를 조합하여 원자 배열을 변경하여 결과적으로 초전도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이 주류가 되어가고 있죠.
옛날의 연금술사들은 다른 금속들을 조합해서 금을 만들어보자! 라는 것이 목표였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물질을 혼합하여 초전도체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초전도체의 탐색은 현대의 연금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높은 전기 전도율과 고온 안정성을 가진 이 금속 산화물은, 우수한 전극 재료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 내부 전자의 동작을 해명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방법을 사용하여 이 물질내에 존재하는 전자의 상태를 측정했더니 "질량이 없는 준입자가 존재한다"는 이상한 결과가 얻어지게 되었던 거죠.
실험을 주도한 한 과학자는 "처음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파인스의 악마 입자에 대한 이야기는 과학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단순히 이론적인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실에서 탐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죠.
하지만 이번 탐지된 이 이상한 입자는 이미 알려져 있는 그 어떠한 입자와도 전혀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가능성을 하나씩 제외해본 결과, 유일하게 남은 것이 이 악마 입자의 가능성뿐이었다는 겁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렇게 발견된 준입자가 악마 입자일 것이라고 가정하고 여러가지 확인 실험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모든 증거가 이번에 발견된 준입자가 악마 입자임을 나타내고 있었죠.
또한 실험의 재현성을 확인하는 재실험에서도, 반복적으로 이 악마 입자를 감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더욱이 악마 입자 특성에 대한 몇 가지 조사해본 결과, 악마 입자의 등장과 함께 전자가 보유한 에너지가 변동하는 것이 밝혀졌는데요.
과학자들은, 현재 이 악마 입자가 초전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악마 입자와 초전도의 관련성을 현재 추적 조사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둘의 관계성을 확인할 수만 있다면, 악마 입자를 사용하여 더 우수한 초전도체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또한 감지 방법이 확립되서, 스트론튬 루테늄 산화물 이외의 다양한 금속에서도 악마 입자를 확인하게 될 수 있게 될 겁니다.
https://youtu.be/qSDX6vwUaB4?si=T8a9sP2WZbpDqUe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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