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우주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빅뱅 이전의 세계

신비과학 2020. 6. 22. 22:00

 

※ 본 내용은 유튜브 채널 '책밖과학'에서 제공하며, 타 블로그 및 유튜브 채널에서의 사용을 절대 금지합니다.

 

여러분들은 태어나기 전에 어디에 있었나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아주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질문이라 생각할 겁니다.

그럼에도 이 질문에 굳이 답을 해보자면 "여러분"들은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질문을 바꿔보죠.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이 질문 역시 첫 번째 질문과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

우주의 탄생은 다양한 입자와 에너지의 탄생일 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시작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빅뱅이 일어나기 전에는 공간과 시간이라는 개념이 없었죠.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생겨났는지 물어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 추측해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현대의 과학 지식을 총 동원해서 우주의 운명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빅뱅 이전의 시나리오들을 한번 살펴볼건데요.

일단 그 전에 빅뱅 우주론이 무엇인지 알아두면 도움이 될 겁니다.

 

 

빅뱅 우주론

우주론의 표준 모델은 우리 우주가 138억년 전에 매우 뜨겁고 밀도가 높은 작은 점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어느날 이 점은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고, 그 즉시 풍선처럼 아주 빠르게 팽창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전부터 많이 들어온 빅뱅이라는 사건입니다.

빅뱅은 점 안에 있던 공간을 단순하게 확장시킨 사건이 아니었습니다.

공간은 빅뱅 이후에 만들어지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커지게 되었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빅뱅 이후 기하급수적인 인플레이션(급팽창)이 진행 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공간은 아원자의 크기에서 축구공만한 크기로 확장되었다고 믿습니다.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시대는 약 10의 -32승 초 동안 지속되었습니다.1021

빅뱅 이후 약 1초가 지난 뒤 우주는 10억의 4제곱 배 만큼 커졌고, 양성자와 중성자가 만들어질 만큼 충분히 냉각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분 간에 걸쳐 이 입자들 중 일부는 서로 융합되어 중수소, 헬륨 및 리튬의 핵을 만들어 냈죠.

이 시기는 최초의 핵 합성의 시대였으며, 이러한 사실은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알아낸 빅뱅의 첫 번째 사건이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른 뒤 우주는 수소와 헬륨이 만들어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냉각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우주는 입자들로 가득한 플라즈마 상태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투명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플라즈마에 의해 이동할 수 없었던 빛은 드디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죠

우리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을 통해 그 당시 빛의 흔적을 볼 수 있는데요.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은 빅뱅 이후 380,000년이 지나서 처음 등장했던 빛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첫 번째 별이 만들어지고 은하가 형성되기 전까지 우주에서 유일한 빛이었습니다.

이제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은 우주의 초기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되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지금까지 살펴본 초기 우주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가장 성공적인 두 물리 이론 즉 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델과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기초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은하들의 분포,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패턴, 원시 원소의 관찰을 통해 "우주의 처음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두 가지의 이론을 사용하여 우주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었지만, 빅뱅 이전으로는 갈 수 없었는데요.

빅뱅 이전의 시기 즉 우주가 무한한 밀도로 밀집되어 있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려면 다른 이론이 필요해지기 때문입니다.

표준 이론과 상대성이론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통합 이론 같은거 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론은 아직 존재하기 않기 때문에, 우리는 우주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부터 소개할 모든 시나리오들은 기존의 입자 물리학 또는 우주론의 기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떠한 식으로든 이론 물리학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드린 내용을 염두해 두고 지금부터 소개할 시나리오들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나리오 1. 빅 바운스

우리가 우주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이 바로 우주의 운명입니다.

우주는 영원히 팽창되어 결국 먼 미래에는 우주의 모든 활동이 중단될 수 있을 정도로 물질이 부족해 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는 점점 추워져 그대로 멈춰 버리게 될지도 모르죠.

이것이 과학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우주의 운명인 "열죽음(heat death)"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또 다른 가능성은 우주가 팽창을 멈추고 다시 수축하게 되는 빅 크런치 가설입니다.

이것은 빅뱅과 매우 유사한 매커니즘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그 반대의 사건입니다.

우주가 계속 수축되면서 밀도가 높아지고 분자, 원자, 핵은 스프의 상태가 될 정도로 아주 뜨거워 집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설명할 이론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우주가 빅 크런치 상태에 도달한 후 다시 확장하기 시작하여 새로운 빅뱅을 만들고 새로운 주기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만약 이 아이디어가 맞다면 우주는 빅 크런치와 빅 바운스를 통해 영원히 반복되고 있는 겁니다.

 

시나리오 2. 막 우주론

끈 이론과 같은 일반 상대성 이론과 표준 모델을 통합하려는 몇몇 이론들은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세 가지의 차원을 넘어서는 고차원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세 가지의 차원을 넘어서는 차원 즉,  4차원 이상의 차원을 관찰할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이론가들은, 차원들이 작은 크기로 축소화되어 있거나 입자 물리학에서 말하는 힘(중력,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이 우리 차원을 넘어서 다른 차원으로 침투할 수 없기 때문이라 설명합니다.

사실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우리 우주가 4차원의 시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 우주론에서는 4차원의 우리 우주가 또 다시 5차원 이상으로 이루어진 고차원 우주에 속해있고, 얇은 막으로 둘러싸여져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고차원의 우주에서 4차원의 우주를 볼 수 있다면 마치 극장에서 스크린(막)을 통해 영화를 보는 느낌일 겁니다.

이러한 유형의 우주를 막(Brane, 다중 우주론)우주라고 합니다.

이 우주론에 따르면, 최대 11차원으로 이루어진 우주에는 막으로 둘러싸인 4차원의 우주가 무수히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 우주의 입자들은 이러한 막에 의해 다른 차원의 우주로 이동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다른 차원에 있는 우주 역시 계속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막끼리 서로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막끼리 충돌하게 되면 어떠한 일이 벌어지게 될까요?

우리의 우주는 이러한 사건을 통해 생겨났을 지도 모릅니다.

 

시나리오 3. 영원한 인플레이션

기존 우주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영원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제안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은하의 분포와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을 관찰하여 우주 초기의 인플레이션을 검증했는데요.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한번 시작되면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으로 인해 절대로 멈출 수가 없다는 겁니다.

즉, 우주는 텅 비어있는 공간으로 보이지만 항상 물질과 반물질이 요동치며 서로를 상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불균형이 발생하면 빅뱅이 발생해 새로운 우주가 탄생하고 다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된다는 거죠.

불균형의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완벽한 우연에 의해서 발생되는 겁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우주가(거품이 형태) 인플레이션 안에서 만들어질 수도 있으며, 그 중 하나가 우리의 우주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즉, 우리의 우주는 인플레이션 우주에서 하나의 거품 덩어리일 뿐이라는 거죠.

이러한 시나리오를 "영원한 인플레이션(Eternal inflation)"이라고 하며,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이 계속되어 기하급수적으로 공간이 영원히 팽창됩니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엄청나게 많은 수의 우주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떠한 우주에는 별, 행성 또는 지적 문명의 발달을 허용하지 않는 등의 우리의 우주와 전혀 다른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반대로 우리와 같은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는 우주도 역시 많이 존재할 수도 있겠죠.

 

어떻게 보셨나요?

이처럼 과학자들은 우주의 운명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시나리오들은 단순히 상상으로 만들어낸 판타지가 아닙니다. 그 나름대로의 과학적 근거를 모두 가지고 있죠.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리의 우주가 어떻게 생겼고 또 어떻게 끝날지를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이론이 언젠가 등장하게 될 겁니다.

오늘 소개한 시나리오 중 하나가 나중에 우리 우주의 탄생 이론으로 교과서에 등장하게 될지도 모르죠.

여러분들은 어떠한 시나리오가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https://youtu.be/qSDX6vwUaB4?si=E3zBOb-V1W2yHat3 

 

 

2020/05/25 - [자연・우주] - 이제 우리는 빅뱅 이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빅뱅 이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오랜 관측에 따르면, 우주는 빅뱅이라고 불리는 아주 뜨겁고 밀집된 점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우주의 팽창률, 첫 번째 원자가 형성될 때 방출했던 빛의 온도와 패턴, 다양한 원소, 은하 및 ��

livelive.tistory.com

2019/11/12 - [자연・우주] -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끝이 없는 평면일까 반복되는 곡선일까

 

우주는 어떻게 생겼을까? 끝이 없는 평면일까 반복되는 곡선일까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모양이 뒤바뀔 수 있는 새로운 학설이 발표되었습니다. 최근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우주는 평평한게 아니라 거대한 풍선처럼 구부러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

livelive.tistory.com

2019/11/06 - [분류 전체보기] - 암흑 물질에 대한 가장 많은 질문과 답 11가지

 

암흑 물질에 대한 가장 많은 질문과 답 11가지

1930년대에 프리즈 츠비키(Fritz Zwicky)라는 스위스의 천문학자는 먼 성단의 은하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질량에 비해 훨씬 더 빠르게 서로를 돌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습니다. 그는 보이지 않는 물

livelive.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