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간 혜성 보리쇼프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이상했습니다.

작년 8월말 과학자들은 우리 태양계 밖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혜성을 발견했습니다.

오우무아무아 이후 두 번째로 발견된 성간 천체이자, 처음으로 관측된 성간 혜성이었죠.

초기 측정에서 보리쇼프(2I / Borisov)는 일반적인 혜성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보였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분석 결과 이 성간 천체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특이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리 태양계를 방문한 최초의 성간 천체는 "오우무아무아(Oumuamua)" 였습니다. (관측된)

아쉽게도 방문 당시 이 천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지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우무아무아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죠. 

하지만 우리 태양계를 두 번째로 방문한 성간 천체 보리쇼프는 서서히 그 비밀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성간 혜성, 21/보리쇼프

현재 보리쇼프는 태양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푸른 가스 구름을 방출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푸른 가스 구름의 성분을 분석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태양계 바깥에서 온 천체의 내부 성분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요.

분석 결과 이 가스 구름에 아주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우리 태양계에서 발견된 혜성들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었죠.

이것은 과학자들 눈에는 확실히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결과였습니다.

혜성은 대부분의 시간을 행성계의 바깥쪽 아주 차가운 곳에서 보냅니다.

적어도 우리 태양계에서는 그렇습니다.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카이퍼대(Kuiper Belt)에는 단주기 혜성(short period comet)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태양에서 약 1광년 떨어져 있는 곳에는 오르트 구름이 있으며, 이곳에는 훨씬 더 많은 장주기 혜성(long period comet)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죠.

(단주기, 장주기 : 혜성이 태양을 공전하는 주기에 따른 분류)

이들은 태양 가까운 곳에서 형성된 뒤 서서히 태양계 바깥쪽으로 밀려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암석과 얼음 덩어리들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에서 거의 변화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초기 행성계의 구성과 과정에 대해 많은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보리쇼프가 다른 행성계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잘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이 성간 천체를 주목하고 있죠.

왜냐하면 혜성은 지구에 물과 다른 성분들을 운반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보리쇼프에서 일반 혜성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가 발견되었습니다.

우리 태양계의 혜성들도 일산화탄소를 가지고는 있지만, 보리쇼프는 이들보다 9배에서 최대 26배나 더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왜 보리쇼프가 태양계의 혜성보다 이렇게나 많은 일산화탄소를 포함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다만, 혜성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의 온도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NASA는 이 혜성이 -250도 이하에서 존재할 수 있는 일산화탄소 얼음이 매우 풍부한 환경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마도 보리쇼프는 우리 태양계의 카이퍼대와 거리적으로 비슷한 지역에서 만들어졌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태양계의 카이퍼대에 있는 혜성들의 일산화탄소 수치는 보리쇼프보다 훨씬 더 낮죠.

이것은 앞서 말했듯이, 카이퍼대의 혜성들이 태양과 가까운 거리에서 만들어진 후 카이퍼대까지 밀려났기 때문입니다.

이 의미는 현재 우리 태양계를 기준으로 하는 혜성 형성 모델이 사실 적합하지 않다는 겁니다.

다른 행성계에서는 혜성이 우리의 태양계와 비슷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죠.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보리쇼프가 일산화탄소를 많이 가지고 있던 왜행성의 파편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우리 태양계와 비슷한 과정을 겪었지만, 일산화탄소가 날아가기 전에 얼게만든 어떠한 층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암튼 아직까지는 이 혜성의 특성을 쉽게 설명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푸른 빛의 C / 2015 R2 혜성

사실 매우 높은 수준의 일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던 혜성은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2016년에 발견된 C / 2015 R2 혜성은 일산화탄소 수준이 보리쇼프보다도 수십 배나 더 높았죠.

이 혜성은 오르트 구름에서 시작되었을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이러한 특성 때문에 태양계 밖에서 왔을 가능성이 최근에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주 흥미로운 생각이지만 일단 답이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네요.

 

보리쇼프는 우리에게 태양계 바깥의 다른 행성계에서 형성된 혜성의 성분을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세 번째 다른 성간 혜성이 방문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성간 혜성과 비교를 해야 보리쇼프가 특별했던 건지 아니면, 모든 성간 천체들이 높은 일산화탄소를 가지고 있는 건지를 알 수 있을 테니까요.

어쩌면 우리는 혜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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