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과학자들이 시공간의 내부에서 시간을 거스르려고 하자, 시공간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과학・ETC

by 신비과학 2025. 5. 2. 10:00

본문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물리학이 '빛이 있으라'라고 명령하자, 시간과 공간의 교차점에서 실제로 빛이 나타났습니다."

 

 

이 말은 이번 연구를 이끌었던 과학자가 실제로 했던 말입니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시공간의 교차점에서 실제로 빛이 나타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되었는데요.

 

이 빛의 기묘한 현상은 공간과 시간이 완전히 멈춘 듯한, 특정한 지점에 불현듯 나타났습니다.

 

이는 마치 창세기에서 "빛이 있으라"라는 장면과 유사해 보이기도 했죠.

 

과연 과학자들이 목격했던, 마치 창세기를 떠올리게 했던 기묘한 빛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이번 연구는 Nature Photonics 2025년 4월 25일 자에 게재되었습니다.

 

 

 

 

 

우리는 앞뒤, 좌우, 위아래 등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 갈 수도 있죠.

 

하지만 시간은 예외 없이 과거에서 미래라는 한 방향으로만 끊임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간의 일방적인 흐름은, 마치 한 방향으로만 날아가는 '시간의 화살'과도 같은데요.

 

그래서 과학들은 시간에 대해서, 종종 '신비로운 차원'이라고 부르고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간은 공간과는 아주 확연하게 다른, 매우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연히 과학자들도 시간의 이러한 독특한 특성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은 시간에 대해서, 공간만큼이나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탐구하지는 못했는데요.

 

시간 자체가 가진 고유한 성질을 이용해서, 새로운 현상을 만들거나 제어하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즉, 대부분의 경우 시간은 그저 사건들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는 배경 정도로만 취급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요 몇 년 사이에, 과학자들이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요.

 

특히 '시간 결정(time crystal)'이나, '시공간 결정(space-time crystal)'과 같은, 매우 특이한 물질의 상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예측되었던 이 기묘한 물질들이, 실험적으로 구현되면서 큰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거죠.

 

우리는 여기서 '결정', 영어로는 '크리스탈'이라고 하는 단어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 사전에서 결정이라는 단어는, '원자·이온·분자 등이 대칭적·주기적으로 규칙있게 배열되고, 외형도 대칭의 관계에 있는 몇 개의 한정된 평면으로 된 다면체(多面體)의 고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의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결정의 예로는, 소금 결정같은 광물들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간의 결정', '시공간의 결정'? 이런것들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시간도 소금처럼 어떠한 물리적인 형태가 있다는 말인 걸까요?

 

 

 

 

 

 

과학자들은 시간도 이들과 유사하게 규칙적인 구조, 즉 시간적인 측면에서의 주기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가상의 구체가 있고, 이 구체가 '매우 정확하게 몇 초 간격으로 아주 잠깐 강해졌다가 다시 금방 약해지는' 빛을 발산한다고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이러한 주기적인 빛의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아주 오랫동안 되풀이 되는 상태라고 가정해보는 거죠.

 

얼핏 생각하면, 이러한 주기적인 빛의 변화는 단순히 빛이 깜빡이는 '진동'현상이나, 일정한 간격으로 신호가 나타나는 '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된다면, 이 현상은 단순한 진동을 넘어 '결정'에 비유될 만큼, 특별한 상태로 간주될 수 있는데요.

 

그 조건이란 바로 '그 반복되는 방식이 매우 규칙적이고, 외부의 작은 방해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는' 특징을 말합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가, 단순한 반복을 넘어서 고도의 규칙성과 안정성까지 갖추고 있다면, 비록 공간이 아닌 시간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마치 공간 속에서 원자들이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일반적인 '결정' 구조에 필적할 만큼, 질서 잡힌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이러한 상태를 단순한 진동이나 펄스가 아닌, '시간 결정'이라는 특별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 거죠.

 

즉,  '시간 결정'은 외부에서 주기적인 힘을 가했을 때, 그 힘의 주기와 다른 고유의 주기로 안정된 물리적 상태가 반복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면, '에이 그러면 시간 결정은 그냥 추상적인 개념인거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과학자들은 2017년 경에, '이온 트랩'이라는 것을 이용해서, 실제로 시간 결정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이터븀(Yb, 원자번호 70)'이라는 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내어 여러개의 '이온'을 준비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이터븀은 총 70개의 양성자와 70개의 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전기적으로 중성을 유지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전자를 1개 떼어내면, 전자는 69개가 되고 양성자는 그대로 70개가 남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이터븀의 전기적 중성 특성은 깨지게 되어, +1의 전하 특성을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원자가 전자를 잃어서 전하를 얻거나, 반대로 전하를 잃게 되는 상태를 '이온 상태'라고 합니다.

 

이터븀은 전자를 잃어서 + 상태가 되었기 때문에, 양이온 상태가 되었다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암튼, 이렇게 이터븀 이온은 전기를 띠고 있기 때문에, 전자기장을 이용해 마치 눈에 보이지 않는 핀셋으로 집는 것처럼, 이 이온들을 허공에 한줄로 쭉 띄워놓고 가둘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바로 '이온 트랩' 이라고 합니다.

 

이 이온 트랩에 갇히게 된 이온들은, 모두 '스핀'이라고 하는 양자역학적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이온 하나하나가 위 또는 아래를 가리킬 수 있는 아주 작은 자석의 상태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이온들은 한 줄로 쭉 세워놓고, 이들을 향해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했습니다.

 

그러자 이 레이저 신호를 받게된 이온들은, 특정 규칙에 따라 뒤집히거나 회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는데요.

 

이는 마치 일정한 박자에 맞춰서 이온들에게 '방향을 바꿔!"라고 명령하는 것과 비슷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이온들은 레이저 신호를 때마다 다르게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두 번 받을 때마다 전체 스핀의 배열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오는 현상이 관측되었습니다.

 

마치 레이저가 '하나!"라고 구호를 외칠 때는 어떠한 상태로 변화되었다가 "둘!"하고 외칠 때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다시 "셋!" 할 때는 처음에 "하나!"를 외쳤을 때의 상태가 되고, "넷!"을 할 때 다시 제자리로 또 돌아오는, 두 박자짜리 춤을 추는 것 처럼 보였죠.

 

즉, 외부에서 가해진 힘의 주기보다, 두 배 더 긴 주기로 시스템 전체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것은 '시간 결정'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로 생각되었던, '주기배가 분기(period doubling)'라는 현상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이 2 박자 짜리의 춤이 매우 안정적으로 구동되고 있었다는 건데요.

 

과학자들이 레이저 신호의 세기나 타이밍을 약간씩 변화를 주거나 불안정하게 만들어도, 이온들은 꽤 오랫동안 2박자 주기의 안정적인 움직을 계속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외부의 작은 흔들림에도 그 질서가 쉽게 깨지지 않는다는 이 견고함은, 바로 이 현상이 단순한 공명현상이 아니라 '시간 결정'으로 부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아주 중요한 증거였죠.

 

만약 이것이 단순히 레이저 신호에 의한 반응이었다면, 레이저의 신호의 변화는 이온의 주기성를 깨뜨렸을 겁니다.

 

하지만 이온은 그러한 레이저의 변화에도 2박자의 주기성이 깨지지 않고, 강력한 안정성을 보여주었는데요.

 

이는 마치 온도가 -10도 에서 -9도로 외부의 조건이 변경되어도, 녹아내리지 않는 얼음과도 비슷해 보였습니다.

 

실험에서 이용된 이온 역시도, 마치 물이 얼음이 되는 것처럼, 레이저에 의해 완전히 다른 상태로 돌입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었죠.

 

이 이온 트랩이라는 실험 이외에도 과학자들은 그동안 여러 실험을 통해서, 시간 결정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설명했음에도, 시간 결정과 시공간 결정의 개념은 추상적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 결정은 '가만히 내버려 둬도 스스로 알아서, 마치 시계처럼 특정 상태 변화를 규칙적으로 오랫동안 반복하는 특별한 물질의 상태'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암튼, 이러한 시간적인 반복 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묘한 물질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시간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는 순서를 나타내는 수동적인 배경이 아니라, 마치 공간처럼 물질의 근본적인 구조와 질서를 형성하는 데,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시간적 반복성에다가 공간적인 반복성을 더하게 된다면, 어떤한 현상이 나타나게 될까요?

 

원자들이 규칙적인 격자 형태로 배열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도 그 상태나 특성이 주기적으로 변화하는 복합적인 상황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수 많은 작은 전구들이 격자나 특정 구조의 형태로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전구들은 단순히 동시에 깜빡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전구는 빠르게 또 어떤 전구는 느리게 깜빡이거나, 특정 그룹의 전구들이 순차적으로 켜지거나 하면서 빛의 물결이 흘러가는 패턴을 만들 수 있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복잡한 빛의 쇼 전체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처음부터 정확히 똑같이 반복된다는 겁니다.

 

 

 

 

 

 

 

즉, 각 전구의 켜짐/꺼짐 상태는 시간에 따라 변화되고(=시간 반복), 그 변화의 패턴은 전구의 위치에 따라 다르며(=공간 반복), 결국 전체 디스플레이의 동적인 패턴이 주기성을 갖게 된다는 거죠.

 

이러한 시간과 공간에서의 특정한 구조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주기를 갖는 상태를, '시공간 결정'이라고 합니다.

 

즉, 공간과 시간이 모두 각자의 리듬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오랫동안 반복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겁니다.

 

최근 들어서 이러한 '시공간 결정'은, 과학자들의 아주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왜냐하면 이것이 단순히 공간 결정과 시간 결정의 특성을 합쳐놓은 것이 아니라, '공간'이라는 요소와 '시간'이라는 요소가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상호작용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물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생각해 보면, 공간은 주로 '어느 위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시간은 '어느 시점'에 어떤 변화가 반복되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공간 결정'에서는 공간적인 주기성과 시간적인 주기성이 동시에 존재하므로, '어느 위치'에서 '어느 시점'에 어떤 일이 발생하는지를 모두 함께 고려해야, 그 상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공간과 시간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결과, 시공간 결정 속에서는 기존의 정적인 결정들에게서 관찰하기 어려웠던 매우 다채롭고 역동적인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새롭고 복잡한 시공간적 현상들을 탐구하기 위해서 과학자들은, 시간 결정의 원리와 공간 결정의 원리를 결합하여 실제로 '시공간 결정'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독특한 시공간 구조 내부에서 빛이나 다른 요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즉 어떤 새로운 물리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면밀히 조사해보기로 했는데요.

 

 

 

 

 

 

 

이를 위해서 과학자들은 길이가 다른 두 개의 광섬유를 준비해서, 고리의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고리의 한 지점을 서로 연결하여, 두 고리 사이를 이동할 수 있는 경로도 만들어 두었죠.

 

과학자들은 이렇게 완성된 고리 구조에 짧은 순간 동안 지속되는 빛, 즉 광자들을 규칙적으로 쏘아 보냈습니다.

 

이렇게 길이가 다른 광섬유 고리들과 그 사이를 빛이 이동하는 규칙들을 세심하게 설계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실험실의 환경에서 인공적으로 공간적인 주기성과 시간적인 주기성을 동시에 갖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번에 연구팀이 이번에 만들어낸 '시공간 결정'의 시스템입니다.

 

과학자들은 이 독특하게 설계된 시공간의 구조 속에서, 빛이 과연 어떠한 행동을 보일지 면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했는데요.

 

빛이 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통과하며 어떻게 이동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추적하던 중, 과학자들은 매우 놀라운 순간을 포착하게 됩니다.

 

바로 시스템 내부의 극히 특정한 위치에서, 그리고 극히 특정한 시간에,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매우 밝고 강렬한 빛의 섬광이 예고 없이 나타났건 겁니다.

 

이 놀라운 빛은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의 '시공간 지점'에서 놀랍도록 정확하게 국한되어 발생되고 있었죠.

 

조금이라도 다른 위치나 다른 시간대에서는 그 어떠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빛이 나타난 지점이 단순히 광섬유들이 물리적으로 연결되거나 교차하는 지점이라거나, 혹은 여러 빛 입자들이 그곳에서 우연히 많이 모여서 충돌하여 발생되는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대신 관측된 모습은 마치 정말로 주변에는 아무런 빛도 없는 '텅 빈' 시공간의 특정 지점에서, 어떠한 명확한 원인이나 외부로부터의 빛의 유입이 없이, 빛 자체가 홀연히 생겨났다가 아주 짧은 순간 빛나고는 이내 흔적도 없이 사려저버리는 듯한, 매우 기묘한 인상을 주고 있었죠.

 

실험을 아무리 다시 반복해봐도, 다른 어떤 장소나 다른 어떤 시간대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재현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 섬광이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바로 그 특정한 시공간 지점만이 가진 고유하고 특별한 성질 때문에 발생되는, 매우 의미있는 사건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빛의 전파나 간섭 현상을 넘어선, 시공간 구조 자체가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아주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실험을 위해서, 외부에서 광섬유 안으로 광자들을 집어 넣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리고 실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특수하게 설계된 광섬유 구조나, 빛의 세기를 유지시켜주는 증폭기와 같은 여러 장치들도 분명히 동원되었을 텐데요.

 

그렇다면 이 현상이 문자 그대로, '어떠한 에너지원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갑자기 빛 에너지가 저절로 생겨났다.' 즉, 에너지 보존 법칙을 스스로 거스르는 그런 기적같은 현상일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과학자들이 '무(無)에서 빛이 생겨났다'라고 표현했던 이유는, 실험 장치의 아주 특정 지점과 시점에서만 나타나는 관찰 결과를 더 강조하기 위해서였죠.

 

즉, 그 특별한 지점을 확대해서 살펴보면, 관측상으로는 '바로 직전 시간대의 그 지점에 빛이 없었고, 또한 그 지점의 바로 인접한 공간에서도 빛이 흘러 들어오는 것이 관찰되지 않았는데, 유독 그 특정 지점에서만 예고 없이 갑자기 강렬한 빛이 순간적으로 확 하고 나타나는' 모습이 규칙적으로 보였다는 겁니다.

 

주변의 어떤 빛도 그 지점으로 모여들거나 흘러들어오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그 지점 자체에 빛이 순간적으로 '발현'되는 것처럼 관측되기 때문에, 마치 '무'에서 빛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라고 표현했던 거죠.

 

이렇게 주변의 다른 시간과 공간에서는 아무런 빛도 감지되지 않다가, 오직 특별한 지점에서만 강렬한 빛의 섬광이 관측되었다는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과학자들은 이 섬광 현상이, 근본적인 물리학 법칙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실도 깨닫게 되는데요.

 

 

 

 

 

 

그 물리학의 법칙은 바로, '인과율(causality)'이었습니다.

 

인과율은 '모든 결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으며, 그 원인은 항상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먼저 일어난다'라는 자연계의 법칙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면 그 일이 일어나게 된 이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무조건 그 결과보다 먼저 발생되어야만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 컵을 떨어뜨렸기 때문에 컵이 깨졌습니다. 컵이 먼저 깨지고 나서 떨이뜨릴 수는 없습니다.

 

스위치를 눌렀기 때문이 불이 켜졌습니다. 불이 먼저 켜지고 나서 스위치를 누를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인과율은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규칙 중 하나라고 생각되는 법칙인데요.

 

그런데 관찰된 이 섬광 현상도, 이러한 근본적인 물리법칙인 인과율에 보호를 강하게 받고 있었다는 겁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 섬광이 발생하는 특정 시공간 지점을 기준으로, 시간적으로 '과거'에 해당하는 시점에서 그 지점을 향해 빛 신호를 보내면, 섬광이 발생하는 상태에 영향을 주거나 그 상태를 인위적으로 만들수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즉, 과거의 원인이 미래의 결과(섬광 발생)를 유발하는, 우리가 아는 인과 관계가 성립되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반대로, 시간적으로 '미래'에 해당하는 시점에서 과거의 그 시공간 지점을 향해 아무리 강한 자극이나 신호를 보내려고 시도해도, 이미 결정된 섬광 발생 상태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견된거죠.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는데, 좀 더 알기 쉬운 예를 통해서 한번 상상해 보겠습니다.

 

실제로 실험이 이렇게 진행되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입니다.

 

 

 

 

 

 

과학자들이 어떤 특별한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 시스템은 정확히 레이저를 5번 쏠 때마다 특정 위치에서 밝은 섬광이 나타도롤 설계되었습니다.

 

먼저 과학자들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인과율, 즉,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준다'라는 원리가 이 시스템에서도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시간적으로 '과거'에 해당하는 1번부터 4번까지의 신호 중, 예를 들어 3번째 신호를 쏠 때 평소와 다르게 레이저의 세기나 다른 특성을 살짝 조작해서 변화를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5번째 신호를 쏘았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했더니, 예상대로 5번째에 나타나는 섬광의 밝기나 지속 시간 등이 3번째 신호 조작의 영향을 받아서 미세하게 변화되는 것이 확인되었죠.

 

이것은 '과거의 원인이 미래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우리가 잘 아는 평범한 인과율이 이 시스템의 내부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습니다.

 

이를 확인한 과학자들은 더 흥미롭고 핵심적인 질문으로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미래'가 '과거'에 영향을 줄 수는 없을까? 그리고 이 시스템은 외부의 방해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할까?라고 말이죠.

 

과학자들은 5번째 신호에서 섬광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고 그 데이터를 기록한 뒤, 시간적으로 '미래'에 해당는 7번째 신호를 쏠 때 다른 종류의 조작을 가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5번째 섬광을 없애거나 바꾸려는 의도로 더 강력한 신호를 보내거나, 5번째 신호와 유사한 신호를 흉내내어 보내보기도 했죠.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7번째 신호에서의 어떤 조작도 이미 5번째 신호의 시점에서 발생하고 기록된 섬광 현상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발생된 섬광이 사라진다거나 데이터가 변조되는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는데요.

 

이는 미래의 사건이 과거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인과율의 '시간 방향성'이, 이 특수한 시스템 내에서도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결과였습니다.

 

(위의 실험 내용은, 이번 실험의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사용된 비유적 설명입니다. 실제 실험은 이렇게 진행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결국 당연한 결과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연구의 진짜 중요한 발견은, 바로 이 당연해 보이는 인과율이 시스템의 특별한 상태를 외부의 교란으로부터 "어떻게"보호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이 드러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실험 결과는 이 시스템이 매우 "원칙적"이라는 것을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섬광은 정확히 5번째 신호라는 '올바른 타이밍'에, 그리고 '올바른 과거 이력'을 통해서만 나타났는데요.

 

4번째 신호까지는 아무리 자극을 주어도 섬광은 결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3번째 신호 타이밍에 5번째 신호와 매우 유사한 강력한 가짜 신호'를 넣어서 교란을 시도해도, 시스템은 '아직 5번째가 아니야'라고 판단하여 이를 구별하고 반응하지 않았죠.

 

오직 '올바른 과거'를 가진, 즉 1번부터 4번까지를 순서대로 거쳐온 신호만을 올바른 과거로 받아들였던 겁니다.

 

반면에 3번째 신호에서 가해진 조작은, 앞에서 본 것처럼 5번째의 섬광의 '특성'에 영향을 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래 시점인 7번째 신호에서의 조작은 그 내용이 무엇이든, 어떠한 조작이든, 심지어 5번째 신호를 완벽히 흉내 낸다고 해도, 시스템은 이를 '인과적으로 관련 없는 신호'로 간주하고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결과는, 이 시공간 결정 시스템과 그 안에서 발생하는 섬광 현상이 '정확한 과거 이력과 타이밍'이라는 인과율의 조건을 엄격하게 따르며, 이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모든 종류의 자극은 효과적으로 걸러내고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죠.

 

즉, 인과율 자체가 단순한 시간 순서 규칙을 넘어서, 이 특별한 상태를 지키는 강력하고 선택적인 '보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실험적으로 밝혀진 겁니다.

 

이는 마치, 이 현상이 시간의 단방향성, 즉, '시간의 화살'을 따라서만 엄격하게 작동하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과거로부터 오는 영향은 받아들이지만, 미래로부터 거슬로오는 영향은 마치 철벽처럼 완전히 차단하는, 인과율에 따른 철저한 '일방통행'과 같은 행동을 보여주었다는 겁니다.

 

이러한 인과성에 기반한 비대칭적인 보호 효과는, 기존에 물질의 공간적인 구조나 배열만을 주로 다루었던 물리 시스템에서는, 일반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매우 독특하고 새로운 현상이었습니다.

 

 

 

 

 

 

리고 이것은 마치 시간의 역행을 막고 있는, 또 다른 자연의 법칙같은 것이 정말로 존재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마저 들게 만들기도 했죠.

 

실제로 예전에 스티븐 호킹은 "시간 순서 보호 가설"을 통해서, 우주 법칙 자체가 거시적인 규모의 시간 여행이나, 인과율 위반을 막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었습니다.

 

즉, 시간을 역행하려고 하면 양자 효과나 아직 알려지지 않는 다른 물리 법칙이 개입하여, 시간 여행이 불가능하게 만들거나 그 경로를 파괴할 것이다라는 건데요.

 

물론 이 '시간 순서 보호 가설'은, 아직 완전히 증명된 법칙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를 검증하려면,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통합된 '양자 중력 이론'이 필요한데, 이 이론 자체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에서 설명했던 시공간 결정 연구에서 관찰된 '인과율에 따른 일방통행적 행동'은, 마치 시간의 역행을 막는 자연 법칙의 미시적인 발현의 예시 중 하나로 해석 될 여지가 있습니다.

 

 

 

 

 

 

거의 무에 가까운 상태에서 갑자기 빛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는 이 현상은, 언뜻 마법이나 공상 과학 소설의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을텐데요.

 

하지만 이 놀라운 광경의 배후에는 매우 엄밀하고 강력한 수학적인 법칙과 성질들이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이 빛이 있으라 명령하자, 시간과 공간의 교차점에서 빛이 생겨났습니다.'

 

 

라고 과학자들이 말을 했던 것은, 이 사건이 단순히 우연이 아니라, 물리 법칙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임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죠.

 

즉, 빛이 나타나는 현상은 그냥 우연히 나타났던 것이 아니라, 광자의 이동, 광자의 상호간섭, 정교하게 설계된 광섬유의 구조, 외부에서 가해지는 일정한 박자, 공간적인 배열 등 모든 물리적 조건들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나타나게된 필연적인 결과였다는 겁니다.

 

특정 시공간 지점에서 "빛을 생성하라"라는 이 강력한 "명령"은,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적 특성을 나타내는 '특별한 수학적 법칙'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 수학적 법칙이 변하지 않는 한, 실험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약간의 외부적인 교란이나 노이즈가 있더라도, 빛이 나타나는 현상 자체는 쉽게 깨지거나 사라지지지 않는 매우 강한 안정성을 지니고 있다는 거죠.

 

결국 이 연구는 단순히 신기한 현상의 관찰을 넘어서, 그 현상이 심오한 수학적 원리에 의해 보호 받는 매우 견고하고도 안정적인 것임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아주 큰 의미를 갖습니다.

 

또한 시간이라는 축을 단순히 지나가는 배경이 아니라, 물리학 연구의 중심 요소로 본격적으로 끌어들이는 시도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라는, 기본적인 인과율의 법칙에 대해서도 새롭고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데요.

 

만약 시간을 단순히 균일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마치 보이지 않는 길이나 넘을 수 없는 경계와 같은 구조적인 특징이 내재되어 있다고 상상해 본다면, 왜 시간은 항상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지, 그리고 왜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미래는 과거에 간섭할 수 없는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설명이 가능해질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것 처럼, 과거로부터의 영향은 받지만 미래로부터는 철저히 차단되는 '일방통행' 메커니즘이나, 외부 세계의 영향으로부터 격리되어 보호받는 특별한 시공간 영역 같은 것들이, 바로 이러한 시간의 숨겨진 구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일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해지는 거죠.

 

물론 이것이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우리가 시간과 공간을 마음대로 조작해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 '시간'이라는 개념을, 물리학과 수학의 새로운 도구를 통해 다시 한번 깊이 있게 '음미하고 재해석'하는 과정 자체가, 우리가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놀라운 물리 현상이나 혁신적인 기술들이 연이어 발견하게 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론과 실험을 통해 '아무것도 없는 시공간의 한 점에서 빛이 스스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경이로운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과학자들에게도 엄청난 지적 충격과 영감을 주었습니다.

 

이는 이 신비로운 현상의 근원을 파헤치고, 그 가능성을 더 깊이 탐구하려는 학문적 열정을 강력하게 불러일으키고 키고 있죠.

 

앞으로 이러한 '형태의 안정성'이라는 강력한 특성을 기반으로하는 시공간 구조의 대한 연구가 더욱 심도있게 진행된다면, 머지않아 우리의 예상을 완전히 뛰어넘는 놀라운 과학적 현상이나, 세상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기술들이 우리 앞에 불현듯 나타나게 될 겁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