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여년 전 과학자들은, 진흙 속에서 아주 이상한 미생물을 발견했습니다.
지오 박터(Geobacter) 속에 속하는 이 미생물은(지오박터 셀퍼리듀센)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자철광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죠.
그리고 나중에 이 미생물이 전기를 전도할 수 있는 박테리아 극미세선(bacterial nanowires)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확인 되었습니다.
오랜시간 이 미생물을 연구한 과학자들은 얼마전에 에어젠(Air-gen)이라는 장치를 개발했는데요.
간단히 말해서 에어젠은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치입니다.
뭐....거의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말이죠.
이 장치는 말 그대로 허공에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장치입니다.
아주 깨끗한 전기를 24시간 내내 만들어 낼 수 있죠.
허공에서 깨끗한 전기를 24시간 내내 만들어낸다? 단순한 과장일까요?
에어젠은 7마이크로 미터 두께의 단백질 극미세선 필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두 전극 사이에 위치합니다.
이 상태에서 극미세선 필름은 공기 중에 존재하는 수증기를 흡수하게 되는데요.
이때 필름 표면에서 발생되는 수분 구배에 의해 두 전극 사이를 오가는 연속적인 전류를 만들게 됩니다.
필름 표면의 미세한 구멍들이 수분의 경사(수분 구배)를 만들어 전하를 만들어내고 필름의 전도성이 두 전극 사이에 전류를 만들어 내는 거죠.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러한 안정적인 수분 구배는 지속적인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줍니다.
과거에는 그래핀과 같은 다른 종류의 나노 물질을 이용해 수력 발전을 구현한 적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단 몇 초 동안만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에어젠은 약 0.5볼트의 지속 전압을 생성하며, 제곱 센티미터 당 약 17 마이크로 암페어의 전류 밀도를 갖습니다.
생산하는 에너지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장치를 여러개 연결하면 스마트 폰이나 개인 전자 장치 같은 소형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죠.
이러한 기술이 실제로 적용된다면 생활에 어떠한 변화가 생기게 될까요?
작게는 충전이 필요없는 휴대 전화나 전기 자동차가 등장할 수 있고 크게는 안정적이면서 공해가 없는 전기를 전 지구촌에 공급할 수 있게 될 겁니다.
또한 각 가정에는 극미세선이 들어있는 페인트를 집 벽에 발라 전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겠죠.
다만 문제는, 이를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지오박터 설파레듀센스를 확보하는게 쉽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장균과 같은 다른 미생물을 이용해 전도성 단백질 극미세선을 만들 수 있는 균주의 개발이 얼마전에 완료되었습니다.
단백질이 만들어내는 전기를 이용하는 시대가 이제 곧 시작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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