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 대중과 소통하는 BODA(보다) 채널에서, 2025년 8월 30일 공개된 '과학사에 길이 남을 천재 과학자들의 어이없는 실수들' 영상은 흥미로운 주제로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실수를 통해 과학이 딱딱한 학문이 아닌, 끊임없는 오류와 수정의 과정임을 보여주는 기획 의도는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영상에서 소개된 '시금치 철분 함량 소수점 오류' 일화는 심각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는 과학적 사실을 다루는 콘텐츠로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영상 속 주장: 시금치 철분 신화와 소수점 오류
영상에서는 "1870년 독일 과학자가 시금치의 철분 함량을 계산하다 소수점을 잘못 찍어 실제보다 10배 높은 것으로 발표했고, 이 오류가 수십 년간 바로잡히지 않아 시금치가 '철분의 왕'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과학계의 유명한 일화처럼 소개되었지만, 이제는 바로 잡혀야 할 '오류에 대한 오류'입니다.
사실 확인: '소수점 오류' 이야기 자체가 또 다른 신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소수점 오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닌 '도시 전설(Urban Legend)'에 가깝습니다.
이 이야기는 1981년 영국의학저널에 실린 한 글로 인해 널리 퍼졌습니다.
하지만 후대의 과학사학자들과 연구자들이 추적한 결과, 1870년대에 소수점 표기 오류가 있었던 원본 논문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즉, '실수가 담긴 원본'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신화의 진짜 주범, 뽀빠이: 시금치가 '힘의 상징'이자 철분이 풍부한 음식이라는 대중적 인식이 확산된 데에는, 소수점 오류가 아닌 1929년 등장한 만화 캐릭터 '뽀빠이(Popeye)'의 영향이 결정적이었습니다.
뽀빠이가 시금치를 먹고 초인적인 힘을 내는 모습은 그 어떤 논문보다 강력한 파급력을 가졌습니다.
물론 시금치가 철분 흡수율이 낮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는 시금치에 함유된 '옥살산(Oxalate)' 성분이 철분과 같은 미네랄의 체내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는 '철분 함량 계산의 오류'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과학 커뮤니케이션의 책임과 아쉬움
BODA 채널과 같이 과학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채널은 그 영향력이 큰 만큼, 정확하고 검증된 정보 전달의 책임을 가집니다.
특히 '과학자들의 실수'를 주제로 다루는 영상에서, 이미 오래전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진 이야기를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인 것처럼 소개한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며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이는 단순히 재미있는 일화 하나를 잘못 전달한 것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틀린 정보를 사실처럼 각인시키고, 인터넷에 떠도는 잘못된 상식을 과학 채널이 직접 나서서 강화해 준 셈이 되었습니다.
'실수'에 대한 영상이 또 다른 '실수'를 낳은 것입니다.

제언: 신뢰를 위한 수정과 보완
BODA 채널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해당 내용에 대한 수정 및 보충 설명(영상 내 고정 댓글, 설명란 공지 등)을 추가해 주시길 정중히 제안합니다
"저희가 영상에서 소개한 '시금치 소수점 오류' 일화는 널리 알려졌으나, 현재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기에 바로잡습니다"와 같은 간단한 조치만으로도 채널의 신뢰도와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과학자들처럼, BODA 채널 역시 오류를 인정하고 정정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과학의 진정한 가치와 태도를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유익하고 신뢰도 높은 콘텐츠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 주시길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