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우주

블랙홀은 존재할 수 없는 천체와 충돌했습니다.

신비과학 2020. 6. 26. 22:00

작년 8월에 과학자들은 아주 이상한 중력파를 감지했습니다.

이 중력파는 마치 중성자 별을 잡아먹고 있는 블랙홀에게서 나오고 있는 것처럼 보였죠.

당시 과학자들은 이 중력파에게 GW190814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그런데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시에 블랙홀이 삼겼던 천체는 사실 중성자 별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블랙홀이 삼켰던 이 천체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요?

 

 

 

과학자들은 당시 블랙홀이 우리가 아직 모르는 미지의 천체와 충돌했던 것으로 결론내렸습니다.

이 미지의 천체는 태양 질량 2.6배의 질량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요.

문제는 관측 역사상 태양 질량 2.6배의 질량을 가지고 있는 천체가 발견된 적이 없다는 겁니다.

현재의 천체물리학 모델에 따르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5배 아래로 내려갈 수 없으며, 중성자 별은 태양 질량의 2.5배를 넘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블랙홀과 중성자 별의 질량 차이를 "질량의 간극(Mass-Gap)"문제라고 부릅니다.

이 둘 사이 즉, 태양 질량 2.5배~5배 사이의 천체는 아직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럼 이 태양 2.6배의 질량을 가진 천체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이 천체는 지금까지 관측된 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예전부터 일부 과학자들은 아주 작은 블랙홀들이 우주에 무수히 존재할 것이라 주장해오고 있는데요.

적당한 크기를 가지고 있는 천체가 충분히 압축만 된다면 가능하다는 겁니다.

심지어 우리 태양계의 끝에도 자몽만한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죠.

행성 9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 태양계의 미지의 천체가 사실 블랙홀이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블랙홀은 천문 역사상 한번도 발견된 적이 없으며, 표준 물리학 모델 역시 이렇게 작은 블랙홀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중성자 별은 어떨까요?

중성자 별은 우주에서 블랙홀 이외의 가장 높은 밀도를 가지고 있는 천체입니다.

오래된 별이 초신성 폭발을 겪은 후에 남겨지게 된 죽은 별의 시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중성자 별은 질량의 최대치가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질량이 큰 중성자 별은 태양 2.14배의 질량을 가지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중성자 별의 질량이 태양 질량의 2.5배를 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발견된 2300여개의 중성자 별 중 대부분이 태양 질량 1.3배 수준이었고, 2배를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또 한가지 이상한 점은 당시 중력파를 일으킨 두 천체의 질량 차이가 너무 극단적이었다는 겁니다.

한쪽은 태양 질량 23배의 블랙홀, 그리고 다른 한쪽은 태양 질량 2.6배의 미지의 천체였죠.

비율로 따지면 대략 9:1 정도가 됩니다.

지금까지 관측된 중력파는 모두 충돌한 두 천체의 크기가 같거나 아니면 차이가 작았는데요.

올해 초에 관측된 중력파의 경우 두 천체 간의 비율이 3:1 이었습니다.

그런데 GW190814의 비율은 앞서 말했듯이 9:1 이었죠. 이는 너무나도 극단적인 비율입니다.

그리고 이 중력파는 2015년 최초의 중력파가 관측된 후 불과 몇 년 만에 발견된 중력파입니다.

이 말은, 이러한 극단적인 시스템이 우주에 그렇게 드물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겁니다.

이 천체의 정체에 대해서 아직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과학자들은 관측 역사상 가장 가벼운 블랙홀일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의견들도 있었는데요.

이 천체가 전혀 다른 과정으로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천체일 가능성과 일반적인 두 개의 중성자 별이 합쳐져 만들어진 완전히 새로운 중성자 별일 수도 있다는 거죠.

암튼 아직 확실한 건 없습니다.

 

결국 태양 2.6배의 질량을 가진 이 미지의 천체는 또 다른 우주의 미스터리로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천체는 오래된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퍼즐 조각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천체물리학의 미스터리인 "질량 간극"의 비밀을 풀어 줄 수 있기 때문이죠.

LIGO는 현재 업그레이드를 위해 중단되었습니다.

LIGO가 내년 즈음에 다시 돌아오게 되면 GW190814와 같은 더 많은 사건을 감지할 수 있게 될 겁니다.

하루라도 빨리 돌아와서 천문학자들이 지금까지 놓쳐왔던 소형 천체의 형성과 진화에 대한 비밀을 우리에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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